오세훈 "한강 수변 경관 명소화"…도시경쟁력 비전 내놨다

2025-12-09

아시아 순방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변 복원을 통한 관광 활성화와 도심 생태계 보전으로 각광받고 있는 현장을 잇달아 방문해 우수 사례를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 시장은 이번 출장에서 목격한 사례들을 서울시정에 바로 도입하는 등 도시경쟁력 상승에 도움을 줄 방안 마련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4일부터 9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아시아 출장 중인 오 시장은 8일(현지시간)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중심부에 92㏊ 규모로 조성된 대형 호수공원인 ‘페르다나 보태니컬 가든’을 찾았다. 이곳은 과거 식민지 시대 조성된 정원을 현대적으로 재편한 공간으로, 축구장 130개 크기의 공간에 숲과 전시 정원, 호수 등이 들어서 쿠알라룸푸르 시민들의 휴식과 도시 생태계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이곳의 식물들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이 아닌 자연적으로 자랐다는 특징이 있다. 시민들은 전철 등을 통해 쉽게 정원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게 쿠알라룸푸르시 측의 설명이다.

이곳은 홍수 등 수해를 막는 역할도 한다. 쿠알라룸푸르시 관계자는 “지하에 많은 양의 물을 보관할 수 있는 탱크를 설치해 물을 내보내거나 저장한다”며 “강이 범람하지 않도록 적정 수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녹지 생태 도심, 정원도시 서울 등 도심에 부족한 녹지 확충과 생태계 활성화에 힘 쏟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해 뚝섬한강공원, 보라매공원, 서울숲 등 권역별 대규모 녹지 거점을 늘리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푸트라자야도 방문해 수변 및 도시 경관을 비교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곳은 쿠알라룸푸르와 수도 기능을 분담하는 계획도시로서 30% 이상이 녹지로 뒤덮인 ‘지능형 정원도시’다. 서울의 경우 한강을 비롯해 334㎞ 뻗은 지천을 중심으로 ‘그레이트 한강’과 ‘지천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수질이나 보행 여건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수변 경관 연출을 통한 명소화와 관광·상권 활성화를 통한 도시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앞서 6일 오후 ‘리버 오브 라이프’도 찾았다. 이곳은 쿠알라룸푸르를 가로지르는 클랑강과 곰박강 일대 수변을 복원하고 경관을 개선해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07년 홍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상시에는 도로로, 폭우에는 빗물을 가두는 시설로 활용하는 복합터널 ‘스마트’를 지었고, 상류의 유량 관리와 도심 전반의 치수 안전성을 확보하자 2011년부터 약 10년간 10.7㎞ 구간에 걸쳐 리버 오브 라이프 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들어선 광장과 전망 덱, 산책로에는 관광객과 시민 발길이 이어졌고, 밤에는 ‘블루 라이트 포그’와 독창적인 경관 연출 덕분에 야경 명소로 떠올랐다. 여기에 옛 정부 기구 건물, 모스크, 산책로 등이 어우러지며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오 시장은 “쿠알라룸푸르는 도시공간 디자인에 배울 만한 요소가 많은 도시다. 특히 지형, 기후 조건에서 우리보다 유리한 점이 꽤 있다”며 “도시경쟁력 브랜드를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출장을 통해 새롭게 확인한 사례들을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차 없는 주말 아침’을 테마로 도심 일부 차선을 잠시 막고 그곳에서 러닝, 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는 ‘카프리(Car free) 모닝’이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쿠알라룸푸르 시민들이 어떻게 일요일 아침을 건강하게 맞이하는지 직접 체험했다”며 “내년 봄부터 시범사업을 거쳐 도심에서 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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