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기업 10곳 중 6곳은 도널드 트럼프가 20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11~12월 도요타자동차, NTT, 닌텐도, NEC 등 주요 일본기업 11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3.9%가 ‘트럼프 취임으로 보호무역주의와 블록경제가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7일 보도했다.
‘확대된다’가 17.1%였고, ‘다소 확대된다’가 46.8%로 나타났다. ‘지금과 변함없다’는 4.5%에 그쳤고, ‘확대되지 않는다’고 답변한 기업은 없었다. 31.5%는 무응답이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자사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가 12.6%, ‘다소 부적정’이 29.7%로, 40% 이상이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지금과 변함없다’는 27.9%였고,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0.9%,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없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에서 중국 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10∼20%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무관세 협정(USMCA)에도 불구하고,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새 관세를 매기고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해 전 세계가 불안해하고 있다.
일본 재계에도 트럼프 발 고관세의 직격탄을 비켜갈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하면서 ‘동맹국에도 예외 없는 보호주의가 차기 정권에서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커졌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수 불허 후 일본제철이 소송을 제기하자 SNS에 “US스틸이 관세로 더 수익성 있고 가치 있는 기업이 될텐데 왜 지금 매각하라고 하는 것이냐”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이었던 미국 철강이 다시 한번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아주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며 고관세 부과로 얼마든지 빠르게 US스틸의 경쟁력이 개선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의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가 다른 나라로 옮겨 붙을 가능성도 커졌다. 각 국가가 미국처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자국 위주의 정책으로 대응하는 상황이 심화할 수 있다.
설문에 응한 기업들은 “관세 인상으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하고, 저가의 중국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넘쳐나 국제 무역의 혼란을 초래할 것”, “수입 자재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등의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