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뀌면 새 희망을 꿈꾸며 각오를 다진다. 더구나 붉은색 불의 기운을 가진 말(馬)의 기운을 받아 병오년(丙午年) 올해 우리나라에 서기(瑞氣)가 충천하고 번영의 기운이 힘차게 솟아나길 기원한다.
현실은 암담하다. 국가 위난의 시기다. 글로벌 경제 불황과 한국 경제 하방 압력,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중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자리매김된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이 날로 가열되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 러시아, 핵과 탄도미사일로 무장한 호전적 북한의 변수까지 더해져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앞길에 거친 풍랑이 일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역경 딛고 10위권 경제대국과 민주화 이룩
설상가상 나라 안팎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첩첩난관인데도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국민 불안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의 예술이다. 자신들만의 아집으로 대립을 계속한다면 공화정의 위기와 국민 분열만 커져 소중한 우리 시대는 암흑기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목할 점은 남북 분단이 한국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루빨리 남북화해의 틀을 일궈 통일의 물꼬를 터야 한다. 민족과 국가, 이념과 사상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인류의 과제를 한 집안일처럼 공동 설계하고 추진하는 지구촌 시대에 남북 분단 80년은 시대 조류를 역류하는 불행이다.
“천하대세란 나누면 반드시 합해진다(天下大勢 分久必合)”고 했다. 역대 중국 왕조의 변화를 요약한 경구다. 한반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 급변하는 속도의 시대에 남북한이 겪은 정신적·심리적 고통, 정치·경제적 엄청난 손실과 세계를 향해 더 크게 성장할 호기를 놓친 기회비용은 또 얼마일까.
우리 민족의 기막힌 수난사를 돌이켜볼 때, 오늘의 현실이 결코 절망적이지는 않다.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는 숱한 시련과 성찰의 교훈이 누적되면서 발전하고 있다. 식민지와 분단,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과 민주화를 이룩했다.
물론 칡넝쿨과 등나무의 얽힘 같은 갈등(葛藤) 구조를 푸는 지혜가 요청된다. 정치지도자의 역할이 긴요하다.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은 배척과 단절이 아니라 공감과 소통이라는 데 눈떠야 한다. 우리 내부는 물론 남북 간에도 ‘용서와 화해’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용서하면 신체 및 정신건강이 향상되고, 평화·행복, 관계의 회복 등을 꾀할 수 있다.
그럼 어떤 리더십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까. 역사에서의 공통점이 있다. 위기 극복에 성공한 지도자들은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뭔가 이뤄낼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어 스스로 동참케 만든 게 주된 배경이다. 거리감 없는 스킨십에 바탕한 공감대, 그것이다. 또 있다. 반대파까지 포용한 게 성공한 리더십의 요체다. 포용과 통합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권, 특히 여권에 주어진 책무가 크고 무겁다. 이재명 정부는 사회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풀어야 한다.
◇‘좁쌀 정치’ 말고 ‘큰 정치’로써 미래 열어야
‘내란 청산’은 필요하지만 ‘정치보복’ 시비를 불러선 안 된다. 역대 정부는 저마다 '사회 대통합'에 노력했지만, 진보-보수라는 이념 틀과 지역주의 정치 구도를 벗어나지 못해 사회갈등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다. 심지어 정부가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역진적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대세력을 적대시하다 보면 결국 정책 수행 능력보다 '충성심'을 중요하게 여긴 나머지 인사 실패가 속출하고, 소수 측근 중심의 '밀실 정치'가 결국 정권 실패로 귀착됐음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정치는 바로 공동선에 기여하도록 틀을 바로잡아주어야 하는 것이다. 정략적 속내가 드러나 보이는 '좁쌀 정치' 말고, 국민과 미래를 위한 '큰 정치'를 통해 무한 경쟁의 글로벌시대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할 책무가 지도층에게 있다.
그렇다. 세상만사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사람 맘먹기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했다. 옛말에 “산이 높다 해도 그 산을 넘어가는 사람이 있고(山高自有客行路), 강물이 깊어도 배로 그 강을 건너는 사람이 있다(水深自有渡船人)”는 금언(金言)을 되새기는 병오년 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