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머스크의 '스타링크'에 맞불…에어버스·탈레스·레오나르도 '우주동맹' 결성

2025-10-23

유럽 3대 방산기업 '우주동맹' 결성…"글로벌 경쟁력 확보"

에어버스 35% 지분으로 최대주주…"5년 내 연 1억 유로대 시너지"

방산·항공우주株 일제 상승…"유럽 기술주권 회복 신호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유럽 항공·방산 3대 기업인 에어버스, 레오나르도, 탈레스가 위성 및 우주 사업 부문을 통합해 '유럽판 스타링크(Starlink)'로 불릴 새로운 합작회사를 출범시킨다.

유럽이 미국 일론 머스크의 우주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맞설 자국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 것이다.

유럽 3대 방산기업 '우주동맹' 결성…"글로벌 경쟁력 확보"

세 회사는 23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위성·우주 분야의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결합해 '유럽을 대표하는 통합 우주기업(European space champion)'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은 유럽 각국의 정부가 항공우주 및 방산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자국 기술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합작사는 위성 제조·데이터 서비스·우주 인프라 구축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우주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로켓 등 발사체 부문은 운영 대상에서 제외된다.

3사는 성명에서 "새로운 합작회사는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규모와 역량을 갖춘, 통합되고 회복탄력적인유럽의 우주 기업이 될 것"이라며 "각국의 주권적(space sovereign) 프로그램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에어버스 35% 지분으로 최대주주…"5년 내 연 1억 유로대 시너지"

에어버스는 합작사 지분의 35%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며, 방산·우주 부문 산하의 '스페이스 시스템(Space Systems)'과 '스페이스 디지털(Space Digital)' 사업부를 이관한다. 레오나르도와 탈레스는 각각 32.5%의 지분을 가진다.

레오나르도는 자회사인 텔레스파지오 및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의 지분 전체를 넘기고, 탈레스 역시 자사 위성 자회사인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와 탈레스 SESO 부문을 출자한다.

새로운 법인은 유럽 전역에서 약 2만5000명을 고용하며, 출범 5년 내 영업이익 기준 연간 수억 유로('mid-triple-digit million euros') 규모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항공우주株 일제 상승…"유럽 기술주권 회복 신호탄"

합작 소식이 전해지자 23일 유럽 증시 장중 유럽 방산주가 동반 상승했다. 범유럽 스톡스 항공·방위지수는 0.9% 올랐으며, 레오나르도는 1.8%, 탈레스는 0.6%, 에어버스는 0.2% 각각 상승했다.

모닝스타의 마이클 필드 수석전략가는 CNBC에 "이번 합작은 유럽 항공·방산 산업이 오랜 기간 추진해온 통합의 '또 한 걸음'"이라며 "세 기업 모두 우주사업의 비중은 아직 작지만, 공동 대응을 통해 글로벌 시장 내 협상력과 기술력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합작의 배경에는 미국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독주에 대한 유럽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 스타링크는 현재 유럽 전역에서 광범위한 위성 통신망을 구축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군의 통신 인프라를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연결 불안정과 통신 차단 사례가 보고되면서, 유럽 각국은 "스타링크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여름 연설에서 "우주야말로 국제 권력의 척도"라며 "유럽의 위성 자립이 필수"라고 강조했고, 이탈리아 의회 역시 자국 위성 프로그램에 스페이스X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프랑스 유텔샛(Eutelsat)은 2023년 영국 원웹(OneWeb)과 합병하며 '유럽판 스타링크' 후보로 부상했지만, 현재 스페이스X의 1만 개가 넘는 위성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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