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계엄령] 환율 '40원 널뛰기' 끝 한숨 돌렸지만…예견된 '후폭풍'

2024-12-04

한때 144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비상계엄 해제 후 안정세 되찾아

여전한 정치적 불확실성 '긴장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요동쳤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전한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으로 출발해 종일 1410원대 내외 흐름을 이어가다가, 전거래일보다 7.2원 오른 1410.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7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심야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탄핵 시도로 행정부가 마비됐다"며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비상 계엄 선언에 전날 1403원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치솟았다. 이날 오전 12시 17분 경에는 1446원을 넘어선 1446.5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15일 1488.0원을 기록한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여야가 이날 자정을 넘어 본회의를 개최하고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하자 환율도 급락했다. 헌법 제77조 제5항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150명의 의원의 찬성이 있으면 된다.

본회의 전후로 달러·원 환율은 1420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다 새벽 2시 최종 1425.0원에 마감했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 1402.9원 대비 22.1원 오른 수준이다.

한국은행도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날부터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 매입을 시작해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임시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매일 오전, 오후 두차례 상황점검 및 대응회의를 개최해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환율은 현재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이며 안정적으로 가고 있다"며 "유동성 관련된 지표에도 특별한 상황은 없고, 외화자금시장 역시 아직 큰 변동은 안나타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계엄령 선포는 1981년 국회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 의사만으로 계엄을 즉각 선포할 수 없도록 국무회의 심의 절차가 규정된 것이다. 또 대통령은 계엄 선포를 지체없이 국회에 통보해야 한다. 이때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애널리스트는 "계엄령 이슈로 원·달러 환율이 새벽에 1446원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해 1410원대 내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 채권매도는 환율 헤지 자금 비중이 높아 원·달러 환율의 직접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외국인이 주식을 얼마나 매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계엄령 이슈는 단발성으로 그칠 것으로 보이나, 위험관리 차원에서 당분간 외국인 자금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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