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오롱 계열사들, 이웅열 명예회장 땅에 건물 신축 "그룹 역사관 용도"

2025-05-23

[비즈한국] 국내 재계 서열 38위인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이 최근 그룹 총수인 이웅열 명예회장의 서울 성북동 땅에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일대는 외국 대사관과 고급주택이 밀집한 우리나라 최대 부촌으로, 이웅열 명예회장은 이 건물 부지와 맞닿은 땅에 자택을 두고 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이 총수 땅에 건물을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토지 사용 대가는 얼마나 지불하고 있을까. 비즈한국이 코오롱 계열사들의 성북동 건물 신축 내막을 들여다봤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코오롱그룹 지주사인 코오롱과 사업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는 지난 1일 이웅열 명예회장이 보유한 서울 성북구 성북동 땅에 건물을 신축했다. 건물은 지하 3층~지상 2층(연면적 1415㎡) 규모로, 공부상 용도가 휴게음식점과 전시장 등으로 기재됐다. 이 명예회장은 2014년 11월 아버지 고 이동찬 명예회장에게서 758㎡ 규모인 이 부지와 부지 위 단독주택을 상속받았다. 코오롱 계열사들은 2023년 8월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 신축 공사에 착수했다.

코오롱 계열사들이 이웅열 회장 땅에 지은 건물 이름은 ‘룩앤(LOOKN)’이다. 앞서 코오롱은 건물 착공 직전인 2023년 6월 ‘룩앤’과 영문 ‘LOOKN’이라는 이름을 각각 상표로 출원했다. 상표를 사용하겠다고 지정한 상품과 서비스는 완구와 골프 장비 등 28류 14개, 커피와 과자 등 30류 16개, 부동산업 등 36류 12개, 레스토랑 및 호텔서비스업과 컨벤션 시설제공업 등 43류 19개다. 이들 상표는 같은 해 6월 등록됐는데, 현재까지 상업 활동에 사용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코오롱 계열사들이 이웅열 명예회장 땅에 신축한 건물의 실제 용도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는다. 현장 확인 결과 건물은 ​현재 사용 승인을 마치고 내외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물이 아직 사용되지 않아 공부상 용도와 실제 용도가 일치하는지는 추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현재 내외부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가 될 때까지는 한두 달 정도는 더 걸릴 것 같다. 전시장 용도가 맞다”고 전했다.

코오롱 계열사들이 건물을 올린 이웅열 명예회장 땅은 그의 자택과 맞닿아 있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고 이동찬 명예회장이 부지를 보유하던 1976년 12월​ 무렵 부지와 접한 땅을 매입했다. 이 땅에 2001년 5월에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1177㎡) 규모 단독주택을 신축해 자택으로 사용했다. ​이 명예회장은 ​이번에 코오롱 계열사들이 건물을 신축한 땅에 있던 기존 단독주택을 포함해 일대에 맞닿은 주택 두 동을 보유했었다.

코오롱 계열사들은 건물을 올린 이웅열 명예회장 땅을 50년간 유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가졌다. 신축 건물 공동소유주인 코오롱(지분 1%), 코오롱인더스트리(46%), 코오롱글로벌(31%), 코오롱모빌리티(22%)는 건물 신축에 앞서 2023년 3월 이웅열 회장과 부지에 지상권을 설정하는 계약을 맺었다. 철근콘크리트로 만든 건물을 소유할 목적으로 부지를 2073년 3월까지 50년간, 연 1400만 원의 지료를 내고 사용하는 내용이다. 지상권 만료 시점 건물 존치 여부나 소유권 승계 여부 등 부대조건은 확인되지 않는다.

땅 소유주인 이웅열 명예회장은 코오롱그룹 총수다. 올 3월 기준 코오롱그룹 지주회사인 코오롱 지분 49.74%를 보유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1996년부터 2018년까지 22년간 그룹 회장직을 맡다가 경영 은퇴를 선언하고 명예회장이 됐다. 현재 그룹 경영은 외아들인 이규호 코오롱 대표이사 부회장이 책임지고 있지만, 회장직과 지분은 아직 승계되지 않았다. 코오롱그룹은 화학소재·패션기업 코오롱인더스트리, 건설사 코오롱글로벌, 수입차 유통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을 사업회사로 거느린 재계 서열 38위(공정 자산 총액 15조 1700억 원) 기업집단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신축 건물은) 그룹 역사관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세한 사항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만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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