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인구감소지역 조사
방문객 유형·지역 특색 분석 ‘맞춤 컨설팅’

전국 곳곳에서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관광은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해법으로 거론돼왔다. 새로운 명소나 지역 특색을 살린 축제 하나만 생겨도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사람은 오는데, 동네는 그대로다”란 말이 여러 지역에서 반복된다. 관광객 수보다 여행의 방식이 문제라는 신호다.
수요는 있다, 다만 머물지 않을 뿐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간한 ‘인구감소지역 관광 소비 변화 분석 및 마케팅 전략 제안 보고서’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짚는다. 보고서에선 2018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를 토대로 인구감소지역 89곳과 인구감소 관심지역 18곳의 관광 흐름을 분석했다. 주요 유입 권역을 통해 잠재 시장을 가늠하고, 관광자원 분포와 인기도에 따른 소비 양상을 행정동 단위까지 추적한 것이 특징이다.

보고서에선 관광이 지역 인구를 유지하고 경제 기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산업적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인구감소지역에는 관광 수요가 없다’는 통념과 달리, 상당수 지역에서 관광객 유입은 유지되거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체류와 소비의 방식이다.
분석 결과 소비가 특정 명소에 집중된 지역일수록 체류로 이어질 동선과 맥락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관광자원과 소비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곳에서는 양상이 달랐다. 식음·체험·숙박이 자연스럽게 엮이면서 이동 반경이 넓어졌고, 소비 역시 하나의 거점이 아닌 여러 생활권으로 분산됐다. 특히 자연·문화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야간 콘텐츠나 생활권 기반 프로그램을 결합할 경우 체류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지역별로 다른 해법, 타깃부터 달라야
보고서에선 방문객을 인근 생활권, 수도권, 중·장거리 방문객으로 구분해 배후 시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타깃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도 제시했다. 지역마다 직면한 과제와 성장 여건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접근보다는 ‘어떤 관광객을 불러들일 것인가’를 먼저 설정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공사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인구감소지역 10곳을 대상으로 맞춤형 관광 컨설팅을 진행했다. 계절 편중이 뚜렷하고 40~50대 비중이 높은 전북 김제에는 비수기와 젊은층 유입을 겨냥해 ‘빵지순례’ 등 지역 특산품을 연계한 전략을 제안했다. 숙박 비율이 낮은 강원 태백에는 황지연못, 타워브릿지, 황부자 며느리공원 등 문화·예술 자원을 활용한 감성 체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내 소비 확장을 모색했다. 특정 시기에 방문객이 집중되고 당일 여행 비중이 높은 충남 공주에는 반려동물 특화 체류 콘텐츠와 숙박 확대 전략이 제시됐다.

반복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이 언급됐다. 단순한 할인 수단을 넘어, 반복 방문과 체류를 전제로 한 장치로 관광객을 일회성 방문자가 아닌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관계 인구’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상징한다. 이지은 공사 관광컨설팅팀장은 “앞으로도 데이터에 기반한 지역 맞춤형 관광 전략을 통해 인구감소지역의 지속 가능한 관광 활성화를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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