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ortking(키는 작지만 매력적 남성)도 연애하고 싶어요”
세계적인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틴더가 유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키 필터링 기능’을 시범 도입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 9일(현지시간) 틴더가 일부 국가에서 유료 이용자에게 선호하는 상대방의 키 범위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시험 운영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자는 자신의 이상형에 맞는 키 조건을 사전에 설정해 매칭 결과를 좁힐 수 있다.
다만 틴더 측은 “선호 키에 해당하지 않는 상대가 반드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기능은 일부 국가에서만 시범 도입되고 있다.
이번 기능 도입을 두고 키가 작은 남성과 키가 큰 여성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한편, 사용자들이 보다 정확한 이상형을 찾을 수 있는 실용적인 기능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자신의 키가 175cm라고 밝힌 영국 국적의 남성 맷 힐(28)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남성 평균 키에 해당하지만 데이팅 앱에서는 더 큰 키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 불이익을 느꼈다”며 키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놨다. 키가 큰 여성들 역시 “키 필터 기능이 매칭 기회를 줄일 수 있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데이팅 앱에 대해 연구해온 애리조나 주립대 리젤 샤라비 부교수는 “키가 작은 남성들이 실제로 데이팅 앱에서 불리한 처지에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키 큰 여성들 역시 키 필터 때문에 매칭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필터링 기능이 오히려 사용자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베스 맥콜(31)은 “오히려 이 기능이 키 작은 남성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다”며 “처음부터 키 큰 남성만 선호하는 상대를 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키 필터 기능은 사회문화적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샤라비 부교수는 “키 큰 남성을 선호하거나 작은 키의 여성을 선호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선호도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성 역할 규범에 강화시킨다”며 “결국 이런 키 선호도는 ‘남성은 강하고 지배적이며, 여성은 작고 섬세해야 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남성의 50%가 데이팅 앱을 사용한 반면 여성은 37%에 그쳐, 데이팅 앱에서는 여성이 상대를 고를 때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진 구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틴더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만남을 원하는 게 현대인들의 트렌드”라며 “사용자들이 더 원하는 상대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밝혔다. 틴더는 또한 “모든 시범 기능이 영구적으로 자리잡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용자가 앱에서 얼마나 더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기능이 점차 확대되어, 향후 몸무게나 외모 필터까지 추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