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네카오’ 위한 혁신 어디쯤…시장과 소통 절실하다 [기자수첩-산업IT]

2024-06-30

주가 내리막에도 경영진 묵묵부답 이어져

소통 중시하는 기업 문화와 거리 먼 행보

국내 간판 IT(정보기술)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는 요새 몸살을 앓고 있다. 난데없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로 네이버 글로벌 진출 첨병으로 활약해 온 라인야후를 소프트뱅크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라인을 중심으로 한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반 글로벌 신사업 진출 로드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별다른 사측의 행보가 없자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불안을 잠재울만한 경쟁력 있는 신사업도 부재한 상황에서, 네이버 주가는 올 들어 22만4000원에서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16만6900원까지 떨어졌다. 주주들의 울분 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촉발된 사법 리스크를 시작으로 깊은 늪에 빠진 듯하다. 강도 높은 쇄신을 내걸고 외부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를 꾸리고 대표도 바꿨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더군다나 지난해 발표하겠다던 AI 서비스 출시는 끝을 모르고 미뤄지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가 지난해 말 직접 나서 “내년 초 우리의 AI가 무엇이냐를 결정해야 한다”며 “크루(직원)의 50%는 AI에 뛰어드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행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1월 6만원대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4만650원으로 장을 마쳐 4만원 선도 위태로운 지경이다.

네카쿠라배. 네이버, 카카오, 쿠팡, 라인, 배달의 민족의 앞글자를 따서 생긴 말이다. 이들 기업에 취업하길 희망하는 젊은 세대가 워낙 많아지면서 탄생했다. 젊은 이들에게 네카쿠라배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유연한 조직문화 속 오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뛰어난 인프라를 갖췄다는 이유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요새 네이버와 카카오는 젊은 세대의 환상 속 기업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시장의 물음에 묵묵부답하며 모습을 극도로 감추는 최고 경영진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유분방한 소통의 장’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시장은 모든 걸 알려 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어떠한 방향성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다. 소통해 달라는 뜻이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여있으니 나름대로 ‘포스트 네카오’를 위한 도약의 준비에 한창일 거라고 믿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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