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도 맡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업을 직접 언급한 가운데 한화그룹이 김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미국 방위산업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이 회사의 회장에 신규 선임됐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에 이어 5개사 회장직을 겸하게 됐다. 김 회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창범 부회장(한화그룹 경영지원실장)도 같은 시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및 우주항공 분야 등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사업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오션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러브콜을 받은 조선업을 비롯해 그룹의 방산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시장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주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최근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김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과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안보 자문을 맡았던 에드윈 퓰너 미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의 추천으로 2017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월 자회사인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떼어내는 인적분할을 진행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3사 중심의 방산사업 구조 재편을 완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4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5% 증가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폴란드 수출 등으로 방산부문 견고한 수익성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