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짧다"…美서 뜨는 '주배당' ETF, 한국은 전무

2025-03-04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매주 분배금을 지급하는 주 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이 불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월 단위 지급 주기가 최소 단위다. 국내 ETF 시장의 규모가 200조 원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실시한 주 배당 ETF 상품 상장 심사는 현재까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새 ETF를 출시하려면 한국거래소에 상장 심사를 신청한 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상품에 대한 적격성을 심사하려면 일단 신청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주 배당 상품 심사 요청은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주기가 짧은 고정소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 배당 ETF 상품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은 지난달 18일 단일 종목을 추종하는 주 배당 ETF 5종 시리즈를 출시했다. 각각 팰런티어, 코인베이스,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의 주가 등락률을 1.2배 추종하며 주가 시세차익을 재원으로 매주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들도 인기다. 코스콤에 따르면 나스닥 100을 기반으로 하는 커버드콜 주 배당 ETF인 ‘라운드힐 Innov-100 0DTE 커버드콜 스트랫 ETF(QDTE)’에 최근 1년간 7억 4990만 달러(약 1조 956억 원)가 유입됐다. 같은 기간 1주당 배당금은 15.08달러(약 2만 2000 원), 배당수익률은 40.77%에 달한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 종목이 일정 비율 이상으로 오를 경우 해당 상승분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프리미엄을 지급받도록 설계돼 있다. 안정적인 소득을 따박따박 보장받을 수 있어 경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쏠리는데 최근 들어 그 주기가 한 달에서 주 단위로까지 짧아진 것이다.

국내의 경우 월배당 커버드콜 상품에만 주력하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월 배당 커버드콜 상품인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에는 1년 새 5643억 원이 유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적인 분배금에 대한 수요가 최근 들어 더욱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국내 업계는 주 배당 대신 월중(15일) 배당 상품으로 짧아진 배당 기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월말 배당과 월중 배당 ETF를 함께 사면 한 달에 두 번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대표적인 월중 배당 상품으로는 ‘TIGER 미국AI빅테크10타겟데일리커버드콜’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등이 있다.

국내 운용사들이 주 배당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 없는 것은 인력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당 시기가 짧아지는 것은 분배금 계산 등 결국 인력 문제와 직결된다”며 “월 배당 상품 경쟁도 치열한데 주 배당 출시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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