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저널]원영수 국제포럼= 현재 튀니지에 집결한 50여 척의 구호 선박으로 구성된 글로벌 수무드 함대는 가자지구의 봉쇄를 돌파하는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전면적 가자 봉쇄를 돌파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진행됐다. 2008년과 2009년 자유가자호와 자유팔레스타인호는 가자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10년의 구호 작전에서는 터키 선박 마비마르마라호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10명이 사망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2011년 2차 함대는 그리스에서 봉쇄됐고, 소규모 구호 선박들은 폭력 사태 없이 접근을 저지당했다. 2016년에는 여성함대가 가자 접근을 시도했다. 2025년에는 한달라호가 가자 접근을 시도했지만 역시 저지당했다.
이스라엘 측은 국제적 구호함대가 이스라엘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구호함대의 접근이 가자지구로의 무기 반입을 막기 위한 합법적 봉쇄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인권운동 단체들은 이스라엘의 봉쇄가 일종의 집단적 처벌이며, 이는 국제법 위반이자 무고한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수무드”(Sumud)는 아랍어로 ‘끈기’라는 뜻이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에 나선 국제 연대운동을 상징한다.
이번 글로벌 수무드 함대에는 40개 이상의 나라에서 온 활동가와 정치인, 언론인, 의료진 등이 참여하고 있고, 가자의 현실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이스라엘의 육해공 전면 봉쇄를 뚫고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함대에는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넬슨 만델라의 손자이자 남아공 국회의원인 만들라 만델라, 바르셀로나시장을 지낸 아다 콜라우, 팔레스타인계 프랑스인 유럽의회의원인 리마 하산,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아일랜드인 배우 리엄 커닝햄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 외에 의사와 간호사, 긴급구호대원 등 의료진이 다수 참여하고 있고, 이번 미션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합류했다. 나라별로는 이탈리아인과 멕시코인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험난한 지중해를 뚫고 가자로의 항해를 준비하면서 튀니지 항구에 머물고 있는 함대에 대해 드론 공격이 가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9월 8일에는 포르투갈의 패밀리호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고 선체가 피해를 입었다. 24시간 뒤에는 영국의 알마호에 대해 드론이 소이탄으로 공격해 배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이스라엘 정부는 드론 공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함대에 참여한 활동가들은 이스라엘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인을 포함한 15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공해상에서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사고와 악천후 때문에 함대의 출발이 지연되고 있지만, 글로벌 수무드 함대는 자원봉사자들과 연대운동의 국제적 지지가 증가하면서 사기가 높아지고 있다. 가자의 비극에 대한 침묵과 무관심에 맞서, 예상되는 이스라엘군의 불법적 공격에 굴하지 않고, 팔레스타인 연대를 실천하는 글로벌 수무드 함대의 용기 있는 여정은 전 지구적 정의를 바라는 민중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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