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진단] 인크레더블버즈 ①보릿고개 와중에…회삿돈 300억 향한 곳은

2024-09-23

인더뉴스 김대웅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인크레더블버즈(옛 에프앤리퍼블릭→웨스트라이즈)가 대규모 현금을 자회사로 내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부업체를 표방하는 해당 자회사의 실체와 현금흐름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크레더블버즈는 최근 인크레더블대부라는 법인의 유상증자에 300억원을 투입했다. 신주 9만1160주를 주당 32만9000원에 사들인 것.

대부는 인크레더블버즈의 100% 자회사로 지난해 4월 설립됐다. 당시 법인명은 퍼시픽라이즈였지만 지난달 인크레더블대부(이하 대부)로 이름을 바꿨고 동시에 대부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대부는 인크레더블버즈가 지난해 8억원을 출자해 세웠지만, 올 들어 출자금의 절반 이상인 5억7000만원이 손상차손으로 잡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크레더블버즈는 주당 5000원이었던 이 법인의 주식을 주당 32만9000원에 사들이며 300억원을 넣었다.

설립 당시 인크레더블버즈는 대부에 총 8억원을 넣었지만 대부의 자본금은 5억3000만원에 그친다. 이후 인크레더블버즈는 대부에 리스차량 연대보증을 위해 1억1000만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법인은 지난해 2억8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대부는 지난해 설립 당시 한승일 인크레더블버즈 이사가 사내이사로 올랐지만 최근 사임했고, 임신영 휴먼웰니스(인크레더블버즈의 새로운 최대주주) 대표와 바통 터치를 했다.

단기간에 자본금 전액보다 큰 금액이 손상차손으로 잡힌데 대해 회사 관계자는 "감사인이 손상으로 잡자고 해서 반영했다"고만 설명했다. 손상차손이란 자산가치가 감소해 회복하기 어려울 경우 이를 회계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당 32만9000원으로 책정한 근거에 대해서는 "100% 자회사에 대한 주당 가치는 평가 의무가 없어 임의로 했다"며 "외부에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인크레더블버즈는 이번 유증으로 300억원을 대부로 밀어넣으며 뷰티업체 인수에 200억원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인수할 업체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업 허가 여부에 대해서는 "절차를 밟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안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부의 사무실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인크레더블버즈와 동일한 곳으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방문 결과 대부의 간판이나 영업활동 흔적을 찾을 수 없었고 담당 직원도 만날 수 없었다. 휴먼웰니스 관계자는 "인크레더블버즈와 인크레더블대부 간 전대 계약이 돼 있고 다음달 이사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해명을 시도했다.

인크레더블버즈는 지난 2019년부터 5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500억원을 넘어선다. 결손금은 1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최대주주가 베노티앤알에서 휴먼웰니스로 변경됐다. 인수합병(M&A) 소식 등으로 인해 연초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지난 7월에는 7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인크레더블버즈의 새 주인이 된 휴먼웰니스는 지난해 49억원의 매출과 1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법인이다. 2년 연속 1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다가 재작년부터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 휴먼웰니스는 인크레더블버즈 인수 당시 플래닛대부라는 업체로부터 인수대금 전액(200억원)을 차입했다.

휴먼웰니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모티바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5% 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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