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울리는 RSV·노로바이러스…겨울철 감염병 유행 비상

2025-12-12

겨울철을 맞아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를 중심으로 각종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와 방역 당국은 손 씻기 등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9주차(11월 30일~12월 6일) 전국 221개 병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에 입원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환자는 263명으로 최근 3주 동안 증가세(211명→247명→263명)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0~6세 영유아 환자는 190명(72.2%)에 달해 유행 확산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9주차 입원 환자는 1년 전 같은 기간(209명)보다 25.8% 증가했다.

급성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인 RSV는 출생 후 2년 안에 거의 모든 어린이가 첫 감염을 경험한다. 이 중 20~30%는 세기관지염(폐의 작은 기도의 염증)과 폐렴으로 악화한다. 일부 영유아는 심한 호흡곤란 등을 겪다가 드물게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의료 현장에서는 RSV로 인한 중증 환자 증가를 체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지난 4일 소속 병원 120여곳 중 응답한 4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RSV와 관련해 "입원 필요성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61%, "중증도가 늘었다"는 답변이 24.4%로 집계됐다.

RSV는 바이러스와 싸울 항체를 접종하면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RSV 예방 항체 주사는 국가 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아 50만~6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 맘 카페에는 "적지 않은 접종 비용이 고민"이라는 글이 적지 않다.

윤기욱 서울대어린이병원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홍보이사)는 "RSV는 호흡곤란 위험이 있어 독감·코로나19 등 알려진 호흡기 감염 가운데 영유아에게 가장 중요한 질환"이라며 "항체를 투여하는 방식이라 접종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지만 가능한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RSV 외에도 대표적인 겨울철 감염병인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도 영유아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병원급 의료기관 210곳을 대상으로 표본 감시한 결과,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올해 45주차(11월 2~8일) 70명 이후 5주 연속 증가해 49주차 142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때(114명)보다 24.6% 증가한 수준이다.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해 겨울철 식중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염성이 강해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어린이집·유치원 등에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의심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손 씻기를 포함한 개인위생 관리 등 식중독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유행 규모가 컸던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발생은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질병관리청의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감시에 따르면 올해 49주차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 환자(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인후통 등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56.7명으로 48주차(69.4명)보다 줄었다. 인플루엔자 환자는 47주차(70.9명)를 정점으로 3주 연속 감소(70.9명→69.4명→56.7명)했다. 49주차를 기준으로 환자 발생이 많았던 영유아·어린이를 포함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세가 확인됐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7.3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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