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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지난해까지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제조사들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고, 판매채널도 마진을 깎아가며 생존에 나섰다. 소비자는 물가 부담에 지갑을 굳게 닫아 결국 내수침체로 이어졌다. 올해는 불확실성이 오히려 가중됐다.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 등 3중고에 탄핵사태까지 덮쳤다.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도 유통업계는 활로찾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해외시장과 사업다각화 등 주요 기업들의 성과와 새해 청사진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올해 창립 69주년을 맞은 대상이 바이오·K-푸드 투트랙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라이신 사업 호조와 김치와 소스 등 수출 확대로 지난해 매출액은(연결기준) 전년 대비 3.6% 증가한 4조2544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1% 증가한 1820억 원을 기록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연합(EU)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관세 부과 발표에 따라 국제 라이신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1, 2위를 다투는 라이신 생산업체인 대상이 수혜 대상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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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상은 라이신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지속적인 기술개발 등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트립토판, 아르기닌 등 기능성 사료 아미노산의 해외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
또한 바이오 부문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K-푸드의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는 지난해 수출액 약 1372억 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으며, 국내 김치 전체 수출액 57%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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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City of Industry)에 위치한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로, 올해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각각 연간 800톤, 700톤 규모의 김을 생산해 해조류 가공품 매출을 2배 이상 성장했다. 조미김, 시즈닝김 등 총 5개 품목에 인도네시아 무이(MUI) 할랄인증을 획득하면서 동남아 국가에 수출을 확대하면서 할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식품 브랜드 ‘오푸드’를 통해 한국의 매운맛을 살린 소스류 제품을 출시했다. 글로벌 소스류 제품에 비건과 할랄 인증을 받으면서 500여 종의 소스를 40여 개국에 수출해, 할랄 장류 전체 수출액은 2020년 대비 약 190% 신장했다.
대상은 △고추장 △간장 △된장 등 한국 전통장을 K-소스로 앞세워 각 국가, 권역별 생산기지 확보·글로벌 메인스트림 채널 입점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갈 예정이다.
대상 관계자는 “바이오 부문의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시장 확보 및 현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식품 매출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