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EB' 못 넘은 5G 트래픽...예측치 40%도 못 미쳐

2024-09-30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된 지 5년이 지났지만 데이터 트래픽 총량은 1엑사바이트(EB)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예측치의 40%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실감형 킬러콘텐츠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정부는 5G 예측 실패를 계기로 과학적 실측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예측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5G 트래픽은 95만4816테라바이트(TB)로 집계됐다. 1EB는 104만8576TB로, 엑사바이트 기준 0.91EB에 불과하다. 5G 상용화 6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엑사바이트 시대를 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 예상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과기정통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상용화가 시작된 2019년 내놓은 모바일 트래픽 전망 보고서에서 2024년 5G 트래픽이 2.5EB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트래픽은 예측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ETRI는 평균절대백분율오차(MAPE) 기법을 통해 혼합현실(MR) 디바이스 혁신과 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 초연결(mMTC) 통신기술 진화, 융합 서비스 출현으로 5G 트래픽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5G 회선수는 3435만개까지 늘었지만 1인당 5G 데이터 소비량은 수년째 28GB대에 머물면서 정체된 상황이다. 고용량 데이터를 사용할 만큼의 킬러서비스가 부재한 탓이다.

5G 트래픽 예측이 완전히 빗나가면서 정부 주파수 정책에도 차질이 생겼다. 주파수는 이동통신 산업의 필수재로, 모바일 트래픽 예측은 중장기 주파수 정책 수립의 핵심 요소다. 정부는 예측 모형을 통해 적정 소요량을 산출해왔지만 5G 트래픽이 예상보다 급격히 늘지 않으면서 주파수 추가 할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 기금 부족으로 이어졌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수요 전망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실측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예측 모델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단말기 기준의 트래픽 전망이 아닌 LTE·5G 가입자와 무선국 수 변화가 반영된 망 기준의 트래픽 분석을 추진한다.

이번 제4차 전파진흥기본계획을 통해 단순히 사업자가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DB) 분석 위주 전망체계에서 벗어나 지역·인구별 실측 데이터과 통신방식별 트래픽까지 수집·분석하는 과학적 주파수 수요전망 체계를 도입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주파수의 안정적 수급 근거 확보를 위한 트래픽 전망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기술진화, 소비자 행태 등이 반영된 주파수 소요량 예측 모델을 토대로 전망치를 산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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