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취임 후 두 번째 경영평가를 받은 결과 1년 만에 A등급에서 B등급으로 강등됐다.
은행권의 내부통제 문제가 올해 기관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에 2023년도 경영평가 및 직무실적평가 결과를 전달했다.
금감원은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금융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에 준하는 경영평가를 받고 있다.
평가 등급은 S등급(100~95점), A등급(94~85점), B등급(84~75점), C등급(74~65점), D등급(64~60점), E등급(60점 미만) 등 여섯 단계로 분류된다.
D등급부터는 주의나 경고 등 제재 조치가 진행되는 만큼 사실상 C등급을 최저등급으로 볼 수 있다.
금감원은 2022년도 경영평가에선 A등급을 받았으나, 2023년도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와 직무실적평가 모두 B등급이었다.
2022년 금감원이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C등급을 받았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B등급을 받다가 2022년 A등급, 2023년 다시 B등급을 받았다.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이 취임 후 첫 기관 경영평가에서 7년 만에 A등급을 받자 금융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금융감독 혁신추진 조직을 만들어 불합리한 규제와 감독관행을 개선하고, 레고랜드 사태로 악화된 자금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에 힘을 실은 점 등이 높은 점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 잇따른 은행권 횡령사고에 발목
그런했던 금감원이 1년 만에 다시 B등급으로 성적이 낮아졌다.
배경에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잇따른 금융권 내 대규모 횡령 사고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을 감독하고 금융사고를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감독 미흡으로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번 경영평가 등급 하향에 따라 직원들의 올해 성과급도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는 금감원 임직원 성과급을 경여평가 등급에 따라 지급하고 있는데 S등급이면 월급의 150%, A등급이면 130%, B등급이면 105%, C등급이면 75%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D등급과 E등급은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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