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비사
4부. 정치 9단 김영삼에 휘둘리는 노태우
1회. 김영삼과 박철언, 합당 한 달 만에 정면 충돌

3당 합당 이후 민자당은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불렸다. 같은 지붕(민자당) 아래 살지만 합당 전 계파(민정계·민주계·공화계)로 뭉쳐 싸웠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을 향한 권력투쟁이었다.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은 자신이 다음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겠다’는 의지였다. 반면 노태우 대통령과 민정계는 ‘거대한 용광로에 넣어 김영삼을 녹이겠다’는 구상이었다. 핵심 전략은 내각제 개헌이었다. 내각제 아래에서 민정계가 다수 계파를 차지하고, 김영삼은 소수 계파 보스 정도로 취급한다는 계산이다. 내각제가 되면 다수 계파인 민정계가 계속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 김영삼을 잠깐 총리 자리에 앉혔다가 끌어내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