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에 성매매까지…지난해 법카로 6000억 긁었다

2024-09-16

‘클린 카드’ 도입해도 편법 판 친다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 전년比 606억 늘어나

엔데믹 이후 빠르게 증가… 2년 만에 3배 ↑

지난해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이용액 규모가 6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카드로 그만큼 유흥업소를 이용했다는 의미다.

16일 국세청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전년(5638억원) 보다 606억원 늘어난 62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법인카드 사용액 176조5627억원의 0.4% 수준이다.

유흥업소별로 룸살롱 사용액이 34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단란주점(1313억원), 요정(802억원), 극장식 식당(544억원), 나이트클럽(17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2010년대 초반 1조원을 넘었다가 점차 줄면서 2019년 8609억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섰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1년 2120억원까지 줄어들었다가, 엔데믹 이후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관공서와 기업들은 법인카드를 유흥비 결제에 쓰지 못하도록 이른바 ‘클린 카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각종 편법으로 법인카드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업소에서 위장 가맹점으로 등록하거나, 다른 곳에서 결제한 것처럼 영수증을 바꿔주는 등 편법이 판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술을 마신 뒤 성매매까지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쓴 것처럼 위조해주는 업체들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교육계 직원들이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펑펑 결제한 사례도 계속 적발되고 있다.

개인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문제뿐 아니라, 기업 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 회사의 법인카드로 유흥을 즐기는 사례도 있다.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경우 출장 비용과 각종 접대 비용을 자신들이 인수한 기업에 전가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흥업소 비용을 자문사가 대신 결제하게 한 뒤 이를 자문료에 얹는 방식이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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