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 위치한 엠플러스 공장. 배터리 노칭 장비가 시운전을 위해 굉음을 내며 돌아갔다. 노칭은 배터리 전극을 모양에 맞춰 재단하는 공정으로, 엠플러스는 속도가 2배 향상된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었다.
고강호 엠플러스 기술연구소장(전무)은 “분당 생산 속도(PPM)가 경쟁사보다 2배 빠른 600PPM으로, 초당 전극 10장을 재단할 수 있다”며 “이 장비를 활용하면 설비투자비를 70% 절감할 수 있어 배터리 제조사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엠플러스는 지난 2003년 설립된 배터리 장비사다. 양극과 음극을 자르고 쌓는 조립 공정 설비가 주력이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며 지난해 매출 1287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했다.
엠플러스는 차별화된 기술 확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장비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지만,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설비 수요는 여전히 높다는 판단에서다.
노칭 장비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 것 외에 엠플러스는 전극 자동 공급 장비도 선보였다.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로봇(AMR)과 로봇 팔 등을 활용, 전극 운송을 자동화한 장비다. 배터리 조립 공정을 수행하려면 전극 공정 단계에서 완성된 롤 형태 전극을 노칭 장비 앞까지 옮겨야 하는데, 아직까지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는 무인화 구현으로 인건비를 절감하는 한편 전극 교체를 위해 가동을 멈춰야 하는 장비 부동 시간을 14초 이내로 줄여 효율성도 높였다고 소개했다.
청주 공장에 전고체 배터리 장비 제작을 위한 총 110평 규모 드라이룸도 구축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화재 위험성을 낮출 수 있어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는 철저한 습기 관리가 요구돼 공기 중 수분량을 제어하는 드라이룸이 필수적이다. 회사는 이슬점 온도를 -50도 이하로 관리할 수 있는 드라이룸을 완공, 2분기 중 고객사에 납품하는 전고체 배터리 장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엠플러스는 차세대 노칭·전극 자동 공급 장비·전고체 배터리 설비 등을 기반으로 전기차 캐즘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수주 실적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올해 수주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7억원으로, 지난해 수주 총액(744억)의 95%를 넘어섰다.
김종성 엠플러스 대표는 “고객사의 각형 배터리 전환 움직임으로, 각형 장비 수요가 새롭게 발생하고 있다”며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장비 이외에 각형 설비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새롭게 개발한 장비도 각형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배터리 장비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청주 3공장도 증설할 예정이다. 기존 청주 1·2공장 면적은 2만6033㎡인데, 규모가 2배 이상인 3공장(5만2914㎡)을 이르면 내년 중 착공해 오는 2027년부터 가동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전기차 캐즘이 늦어도 내년 말에는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비 생산량을 대폭 늘려 연평균 성장률 50%를 달성, 2030년에는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청주=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