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당국 수장 인선 '안갯속'···리더십 공백 장기화되나

2025-04-10

금융당국과 산하 공공기관 기관장 후임 인선 작업이 당분간 안갯속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오는 6월 차기 대통령 선거가 예고됐으나 대통령 선거 후 순차적으로 인사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까지 리더십 공백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미 다수의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임기가 종료됐으나 후임 선임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임기가 종료됐고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 원장과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올해 1월 임기가 끝난 상태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캠코의 경우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이며 기보의 경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강석훈 회장과 수출입은행 윤희성 회장의 임기도 각각 6월과 7월 종료된다.

금융당국 수장 공백도 우려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다음달 1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오는 6월 임기가 끝난다.

캠코와 기보의 경우 후임 인선에 돌입했으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지속되며 선임 작업에 곤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권남주 사장과 김종호 이사장이 현재까지 직무를 유지하며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있다.

캠코는 지난달 권남주 사장 후임 인선 작업에 돌입하며 사장 모집 공고를 냈으나 아직까지 추가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캠코는 서류 심사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해 예비 후보자를 3배수로 추린 후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하게 된다.

기보도 지난해 말 신임 이사장 공모를 위한 서류접수를 진행했으나 임추위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민금융진흥원 또한 이재연 원장 후임 인선 절차에 돌입하지 못하며 이 원장이 임기 만료 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공기업 최고 경영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 등 주무 부처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주로 금융위나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가 차기 후보로 거론되며 대통령 선거 이후 보은 차원에서 캠프 출신이 임명 되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 공백 상황에서 선뜻 차기 기관장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6월 임기 종료를 앞둔 김소영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 자리도 당장 후임 인선이 어려워 대행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원의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 후임자가 올 때까지 대행이 직무를 수행한다.

앞서 사의를 밝혔던 이복현 원장의 경우 6월 6일 3년이 임기가 마무리 되는 가운데 임기 때까지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이달 중국 베이징·홍콩 출장과 5월 스위스 바젤 출장도 계획대로 소화할 예정이다.

한편 장기화되고 있는 금융공기업의 수장 공백과 더불어 국책은행, 금융당국 수장의 임기만료가 예고되며 금융권에서는 정책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등으로 금융시장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수장 공백으로 기관의 업무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도 4월 이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토허제) 영향에 따라 폭증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해 안정적 시장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행 체제에서는 아무래도 리더십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서 후임 선임 작업을 시작한 곳들이 일부 있으나 사실상 조기 대선이 마무리된 이후에야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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