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억 투자 물거품…'물류로봇 기업' 플로틱, 결국 폐업 절차 밟는다

2025-11-13

주주간담회 진행 중...사업 존속 여부 논의

포스코DX 등과 협업...사업화 계약엔 실패

대규모 주식 매입 등 투자계약서 조항 쟁점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포스코DX, 로지스올 등 주요 물류 파트너들과 물류 실증(PoC)까지 진행하며 사업 확장에 공을 들였던 플로틱이 결국 폐업 수순을 밟는다. 주요 투자사인 카카오벤처스와 IBK기업은행 등은 여전히 사업 존속 가능성을 놓고 논의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경영진의 폐업 의지가 강해 사업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대기업 투자받은 플로틱, 구조조정 불구 폐업 선택...사업 정리 착수

13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이날 플로틱 주주들은 강남 소재 한 오피스텔에서 간담회를 진행한다. 플로틱 경영진과 주요 투자자들은 사업 지속 여부, 투자금 회수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다만 경영진의 사업 정리 의지가 강해 폐업 절차가 본격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찬 플로틱 대표는 "사업을 정리하려고 하며,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할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이를 막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플로틱은 2021년 설립된 물류 자동화 로봇 스타트업으로, 로봇 제작부터 활용을 위한 자체 솔루션까지 밸류체인을 모두 확보한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포스코DX, 로지스올 등 국내외 대기업들과의 PoC를 진행하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해 왔다. 지난해 52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서비스 출시를 적극적으로 준비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화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다.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조르디와 함께 AI(인공지능) 로보틱스 기반 농업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또 작년에 50명이었던 임직원 수를 10명 미만으로 줄이는 등 고강도의 구조조정까지 단행했지만, 결국 폐업을 막지 못했다.

◆ 총 92억 투자금 회수 '빨간불'...투자계약서 조항 핵심

플로틱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주요 투자사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영진과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플로틱은 설립 이후 카카오벤처스와 네이버 DS2F 등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스타트업으로서 기반을 다졌다. 2022년에는 비하이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현대차그룹 제로원, IBK기업은행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를 확보했으며, 지난해 프리 시리즈A에서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퀀텀벤처스코리아, BNK벤처투자, BSK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주주간담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폐업뿐 아니라 사업 지속 가능성 등 여러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K기업은행 측 역시 "현재로서는 플로틱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 입장이나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만약 경영진의 의지대로 폐업 절차가 진행될 경우, 투자계약서가 투자자 권리 확보의 핵심 증거 자료로 떠오른다. 투자계약서에 상환전환우선주(RCPS) 매입 의무나 투자자 위약 조항이 명시돼 있다면,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에 비교적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폐업한다고 해서 반드시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투자계약서에 사전 동의가 필요한 주요 의사결정 사항을 명시하는 경우가 있어, 투자자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히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경영진이 대규모 주식 매입, 상환전환우선주 배상 등을 감수하면서도 폐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투자자 측에서 투자금 회수를 우선적인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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