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 종목 전멸에도 빛난 팀 코리아, 파리 올림픽 깜짝 선전 [2024 스포츠 이슈③]

2024-12-22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8위

여자 핸드볼 제외 구기 종목 전멸하며 48년 만에 최소 규모 선수단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금메달 5개 훌쩍 뛰어넘고,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

올해 스포츠에서 온 국민들을 가장 기쁘게 했던 소식은 단연 2024 파리 올림픽에서의 선전이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지난 8월 폐막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깜짝 반전을 이뤄냈다. 우리나라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특히 선수단이 획득한 금메달 13개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우리나라의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었다.

파리 올림픽에 나선 태극전사들의 투지와 집념은 예상을 깬 눈부신 성과로 이어졌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목표를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권으로 잡았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전망이었다.

한국은 지난 파리 올림픽에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제외한 구기 종목의 집단 부진 속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인 144명의 선수단만이 파견됐다.

실제 구기 종목의 실상은 참담했다. 인기 종목 축구를 비롯해 남녀배구, 남녀농구, 럭비, 수구, 하키 등 구기 종목 대부분이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본선 진출이 당연히 여겨졌던 남자 축구의 몰락은 큰 충격을 안겼다. 이전 도쿄 대회까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던 남자 축구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구기 종목들의 사실상 전멸로 2021년 도쿄 대회에서의 종합 16위(금 6, 은 4, 동 10)보다 더 낮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다. 한국은 펜싱 사브르 대표팀 간판 오상욱이 개인전 우승으로 첫 금메달을 안긴 이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오상욱의 금메달 이후 사격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초반 상승세를 내달렸다.

한국 사격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6개의 메달을 가져왔다. 이는 2012 런던 올림픽(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을 뛰어넘는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한국 사격은 여자 공기권총 오예진(IBK기업은행), 여자 공기소총 반효진(대구체고), 여자 25m 권총 양지인(한국체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공기소총 혼성, 김예지(임실군청)가 공기권총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조영재가 세 번째 은메달을 안겼다.

사격이 초반 상승세를 주도한 뒤에는 효자 종목 양궁이 전 종목 석권을 달성하며 무려 5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다.

한국 양궁의 남녀 에이스 김우진(청주시청)과 임시현(한국체대)은 나란히 3관왕을 달성하며 전 종목 석권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배드민턴 기대주 안세영(삼성생명)이 예상대로 개인 단식서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노골드’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겼던 태권도가 출전한 4개 체급서 2개 금메달을 가져오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서 21년 만에 종합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아쉬움을 남겼던 대한민국 스포츠는 소수정예로 깜짝 반전을 이뤄내며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다만 금메달 10개를 수확한 활(양궁), 총(사격), 칼(펜싱) 등 여전히 특정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 다음 올림픽까지 ‘메달 종목 다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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