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내야 FA 시장에 묘한 흐름이 벌어지고 있다. FA 내야수들이 ‘포변 가능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USA투데이스포츠의 밥 나이팅게일에 따르면 스캇 보라스는 자신의 주요 고객 중 한 명인 3루수 FA 알렉스 브레그먼의 포지션 변경(포변) 가능성을 알렸다. 보라스는 최근 단장 미팅에서 “몇몇 구단이 브레그먼이 3루수가 아닌 2루수로 뛸 수 있는지를 물어왔다”고 밝혔다. 보라스는 이에 대해 “브레그먼은 기꺼이 2루수로 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브레그먼은 휴스턴의 붙박이 3루수였다. 그동안 3루 수비가 아주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 3루수 골드 글러브를 수상했다. 각종 수비 관련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닷컴(MTR)은 브레그먼의 포변 가능 선언에 대해 “FA 수요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포지션에 쓸 수 있는 변화 가능성은 현대 야구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마운드가 강해지고, 다양해지는 가운데 이에 맞는 타순 구성을 위해 ‘멀티 포지션’은 매우 유용하다. 김하성이 갖고 있는 매우 큰 장점이었다.
이번 겨울 ‘포변’은 브레그먼만이 아니다. 유격수 FA 시장에서 김하성에 앞서 있는 윌리 아다메스도 포변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다메스는 데뷔 후 유격수로 뛰어 왔지만 FA 시장에 나오면서 최근 “2루수와 3루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다메스는 데뷔 초기에 잠시 2루수로 뛴 적이 있지만 대학 시절을 비롯해 대부분 유격수로 뛰었다.
타격 능력을 고려하면 브레그먼이 확실히 앞선다. 브레그먼은 최근 3시즌 평균 25홈런을 때렸고, 앞선 2시즌에는 리그 MVP에서 표를 얻었다. bWAR에서 4.6, 4.9, 4.1을 기록했다. 아다메스는 홈런 숫자는 많지만 OPS+에서는 브레그먼에 뒤진다. 브레그먼은 커리어 평균 132를 기록했고, 아다메스는 109에 그친다. 브레그먼이 다른 포지션으로 옮길 수 있다면 구단으로서는 매력적인 선택이 된다.
반면 김하성에게는 자신의 장점이 희석되는 요소다. 김하성은 유격수는 물론, 2루와 3루 모두 수준급 이상의 수비가 가능하다. 대신 공격력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하성의 커리어 OPS+는 평균에 살짝 모자란 99다.
브레그먼과 아다메스가 모두 ‘2루 가능’을 선언하면서 김혜성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2루수와 유격수, 3루수는 물론 외야수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일단 메이저리그에서는 ‘2루수 자원’으로 분류하는 모양새다. MTR은 ‘상위 FA 50 리스트’에서 2루수로 김혜성과 글레이버 토레스 등 2명을 포함시켜놨다.
브레그먼이 포변 가능 선언을 했지만 일단 휴스턴이 잡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 대나 브라운 단장은 최근 단장 미팅에서 “휴스턴 연고의 스타 브레그먼과 재계약하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