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반토막에 1% 하회…중위권 경쟁서 밀려
취임 첫 해 감소한 실적 올해도 제자리 걸음 유력
지주사 변화·쇄신 움직임 주목…ETF본부장 교체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상장지수펀드(ETF) 성과 부진으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최근 금융그룹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인사 쇄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지주사인 NH농협금융의 움직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 당시 2년의 임기를 부여 받아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체 가능성에 보다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데는 ETF 사업 부진이 꼽히고 있다. 국내 ETF 시장 규모가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최근 업계의 핵심 먹거리로 자리 잡은 ETF의 성과가 CEO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ETF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운용사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NH아문디자산운용의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러한 부진은 ETF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게 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지난 12일 기준 1조6998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1조9595억원) 대비 13.25% 급감한 수준이다. 순자산 총액 감소로 점유율 역시 0.63%포인트(1.62%→0.99%) 떨어지며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임 대표 취임 당시 회사의 ETF 시장 점유율은 1.84%로 업계 6위였지만 2년새 점유율이 반토막 나면서 순위도 8위로 2계단 떨어졌다.
이는 신한·키움·한화자산운용 등 중위권 자산운용사들이 신상품 출시에 주력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선 것과 상반된다. ETF 순자산이 감소해 1% 미만의 점유율을 보이는 NH아문디자산운용은 결국 중위권 경쟁에서 밀려나 후발주자인 하나(9위)·타임폴리오자산운용(10위) 등과 경쟁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에서의 수장 교체가 ETF 사업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의 서봉균 전 대표와 한화자산운용의 권희백 전 대표는 실적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ETF 점유율 부진으로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업권 전반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임 대표 역시 부진한 ETF 성적표를 받은 상황이어서 연임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올해 업계 정기인사에서 ETF 점유율 하락이 CEO 교체에 영향을 미친 만큼 임 대표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나름 논리적인 진단이 나온다.
여기에 임 대표 취임 이후 회사 실적도 2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NH아문디자산운용의 영업이익은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360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278억원으로 전년 동기(279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 이에 올해 누적 영업이익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주사인 NH농협금융의 움직임도 고려할 변수다. 농협금융이 변화와 쇄신 의지가 강해지면 계열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그 중 하나인 NH아문디자산운용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농협금융은 지난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차기 금융지주 회장·은행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 선정 안건을 논의했다. 이석준 회장이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업계에서는 그의 교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농협은행도 올해 여러 차례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등 내부통제 논란이 끊이지 않아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이러한 기류가 다른 계열사들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NH아문디자산운용 내부에서는 이미 변화 움직임이 감지됐다. 회사는 최근 조직개편 및 정기 인사를 통해 ETF본부를 부문으로 승격하며 ETF투자본부장을 교체했다.
이에 따라 기존 김현빈 본부장이 마케팅 부문으로, 김승철 패시브솔루션 본부장이 새 ETF투자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업권 내 중요성이 커졌음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ETF 사업 책임자 자리에 변화를 준 만큼 수장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 대표의 경우, 취임 당시 자산운용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최근 운용사들의 대표 교체는 ETF 점유율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중론으로 임 대표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