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기아의 차세대 목적기반차량(PBV) 'PV5'가 출시 첫 3개월 만에 2173대가 신규 등록되며 전기차 시장의 조용한 판도를 흔들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기아의 대표 패밀리 전기 SUV인 EV9(1302대)보다도 더 많이 등록되며, 단순 상업용 밴이 아닌 새로운 패밀리·레저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1일 카이즈우 데이터 연구소 8~10월 PV5 등록 통계에 따르면 PV5는 출시 첫 달 87대에서 두 달 만에 1597대로 급증하며 누적 2173대를 기록했다.
EV9을 포함한 기아 전기차 라인업 전체에서 중간급 가격대의 전기 SUV·전기 세단들과 경쟁하는 구조임에도, 초기 3개월 기준 등록 대수는 EV9·EV6·EV5 등 기존 패밀리 전기 SUV·세단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전기밴 시장에서는 더욱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등록된 지리 '쎄아' 105대, 동풍소콘 '마사다' 94대와 비교하면 약 20배 이상의 격차이자 사실상 독주 체제다.
수요 구성을 보면 PV5의 성장세가 단순 '업무용 밴 수요 증가'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체 등록 중 자가용 비중이 90%를 넘고, 그 자가용 중 개인이 72%대라는 점은 가족·여가·업무를 아우르는 다목적 전기차로의 활용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기존 EV9 같은 대형 전기 SUV가 '주행감·승차감 중심 패밀리카'라면, PV5는 실내 공간 효율, 유지비 절감, 적재성 등 실용성을 중시하는 40·50대 중심의 새로운 가족형 EV 수요를 공략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실제로 개인 소유 자가용 기준 등록에서는 40대(38.7%)와 50대(31.7%)가 70% 이상을 차지해 새로운 '아빠차 후보'로 회자될 만한 조건을 갖췄다.
기아가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PBV 전략에서도 PV5의 역할은 중요하다. 2026년 선보일 완전 모듈형 PBV 플랫폼의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실제 수요 패턴과 데이터 축적이 가능한 첫 실증 모델이라는 평가다.
등급별 등록에서도 장거리 활용성이 높은 카고 롱레인지 모델이 1290대로 가장 많아, 향후 물류·라스트마일 배송·플랫폼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PV5의 예상 밖 흥행을 한국 전기밴·PBV 시장이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전환되는 신호로 본다.
EV3·EV4·EV6 등 기아의 기존 EV 라인업이 SUV 중심의 메인 시장을 담당하는 가운데, PV5는 업무·가족·레저를 통합한 '다목적 실속형 전기차'라는 새로운 수요층을 공략하며 전동화 포트폴리오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EV9보다 많은 초기 등록 역시 이러한 구조적 변화의 일면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대형 SUV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도 PV5가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낸 건 새롭게 떠오르는 다목적 패밀리 EV 수요를 정확히 잡았기 때문"이라며 "길에서 자주 보인다는 시장의 체감이 나올 만큼 확산 속도가 빠르고, 이는 기아의 PBV 전략이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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