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5, 세계 올해의 밴 수상… 中·유럽 앞선 '전기 경상용차' 공략

2025-11-20

기아의 첫 전기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차량) PV5가 ‘2026 세계 올해의 밴’으로 선정됐다. 한국 브랜드가 세계 올해의 밴 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처음이다. 기아는 ‘혁신성’을 무기로 해외 브랜드가 장악한 경상용차 시장에서 시장을 확장하겠단 계획이다.

20일 기아는 ‘더 기아 PV5’가 세계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 ‘2026 세계 올해의 밴’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1992년 시작된 이 상은 당해 출시된 경상용 차량 중 가장 혁신적인 차량에 주어진다. 유럽 각국의 글로벌 경상용차 전문 기자단으로 구성된 비영리 기관(IVOTY)이 주관하는데, 심사위원 26명이 만장일치로 PV5를 선택했다고 한다. 전기 경상용차로는 아시아 브랜드 최초 수상이다.

글로벌 전기 경상용차 시장은 고속 성장 중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7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 경상용차는 66만대로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중국에선 지난해 약 45만대가 팔려, 전년 대비 90% 늘었다. 2위는 유럽(11만7000대), 3위가 미국(2만5000대) 순이다.

다만 전체 경상용차 중 전기차의 비중은 약 7%로 크지는 않다. 향후 전동화 전환 시장이 열릴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KAMA는 “수송부문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위해 탄소 배출 비중이 높은 무공해차 전환은 필수적이고, 도심 대기질 개선을 위한 실질적 방안으로도 전기 경상용차 보급 확대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브랜드가 뚫어야 할 벽은 높다. 전기 경상용차 시장은 중국·유럽·미국의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리비안,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아마존, 월마트 같은 물류기업 등에 전기밴 보급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 역시 벤츠, 폭스바겐, 르노 등 대부분의 제조사에서 다양한 사이즈의 전기밴을 판매한다. 전기 경상용차 생산과 소비가 활발한 중국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반의 저렴한 모델을 앞세운다. 우링, SAIC, BAIC가 주요 브랜드다.

반면 한국은 올해 PV5 출시 전까지는 이렇다 할 전기 승합차가 없었다. 게다가 노후 트럭 교체 수요는 전기보다 LPG트럭으로 몰리며 일부 중국산 전기 경상용차를 제외하면 거의 시장이 없었다는 게 KAMA의 분석이다.

기아의 승부수는 ‘맞춤형’이다. PV5는 기아의 첫 전기 PBV 모델이다. PBV는 사용자가 원하는 용도에 맞춰 모듈화된 구조로 제작할 수 있다. 소비자 요구대로 차량 실내 및 화물 공간을 주문 제작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예를 들어 PV5는 차량 뒷부분을 화물칸으로 만든 ‘카고’, 승합차로 만든 ‘패신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오픈베드, 카고컴팩트, 카고하이루프 등 다양한 모델이 추가된다. 기아 관계자는 “기업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요구 사항에 맞춰 쉽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10월 등록된 PV5는 총 2173대로 개인 소비자가 72.4%(1573대)로 대다수였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2027년 PV7, 2029년 PV9까지 라인업을 넓힐 예정이다. 최근 기공식을 마친 ‘화성 EVO Plant(이보 플랜트)’ 웨스트에서 순차적으로 양산한다. 2030년까지 유럽에서 13만3000대, 한국에서 7만3000대, 기타 지역에서 4만5000대를 판매해 총 2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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