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선, 변화의 울산 표심 제대로 읽어야

2025-06-05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울산의 민심이 흥미로운 방향으로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울산에서 42.5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역대 민주당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비록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5%포인트가량 뒤졌지만, 이번 결과는 지역 정치 지형에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북구와 동구에서의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두 지역은 각각 48.63%, 48.02%로 이 후보가 김 후보를 앞질렀다. 조선업과 중화학공업이 집중된 산업도시 특성을 고려할 때, 노동자들의 요구와 목소리가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정책과 산업관련 공약에 힘을 실어 온 이 후보의 전략이 일정 부분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울산은 그동안 뚜렷한 보수 일색의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는 정치적 다양성을 보여줬고 특정 정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보다는 정책과 인물에 따라 선택하는 유연한 시민의식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울산의 투표율은 80.1%로 전국 평균을 소폭 웃돌았다. 이는 시민들이 최근 정치적 혼란과 논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일부 정치인의 비상계엄 검토 논란이 촉발한 정치 불신이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민주당 울산시당이 내세운 '50% 득표'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장기간 보수에 편중됐던 지역 정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 지형 재편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울산은 더 이상 고정된 정치색에 갇힌 도시가 아니다. 민심은 움직이고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지역 정치권은 이 변화의 흐름을 읽고 지역에 맞는 정책과 메시지를 제시해야 한다. 울산 유권자들의 표심은 정치에 대한 경고이자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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