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3개로 이닝 순삭한 ‘드라마광’ KT 손동현 “드라마도 16부작, 우리도 드라마 한 편 만큼 분위기 이어가면 돼”

2024-10-06

KT 손동현(23)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진기한 기록을 세웠다.

3-2로 앞선 7회말 KT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손동현은 세 명의 타자를 공 세개로 끝냈다.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손동현은 후속타자 박동원은 3루수 땅볼, 박해민은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공 3개로 1이닝을 막은 투수는 KBO리그 역사상 손동현이 처음이다. 손동현은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손동현은 이날 경기 외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2이닝 2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KT 마운드의 허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손동현은 “내가 잘 막았다기보다는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갔고 수비에서 잘 잡아줘서 그런 기록이 나올 수 있었다”라며 “LG 타자들이 내 직구를 노리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초구부터 강하게 던지려고 생각했다”라고 돌이켜봤다.

3개로 이닝을 끝낸 뒤 기분에 대해서는 “너무 일찍 끝나서 안 던진 것 같았다”며 “이제 좀 던져야할 것 같을 때 끝나서 아쉬운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손동현은 평소 ‘드라마 광’이다. 원정 경기로 이동할 때에도 보고 집에서든 숙소에서든 드라마를 챙겨보는 편이다.

그래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마치고 난 뒤 “드라마 작가도 이런 분위기라면 우리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떨어지지 않게 시나리오를 쓰게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동현이 장담한대로 KT는 2차전에서도 두산을 꺾었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이후 처음으로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5위 팀이 됐다.

이날도 손동현은 KT가 이번 가을야구에서 더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손동현은 “드라마 한 편이 끝내려면 16부작 정도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드라마를 자주 보는 만큼 몇부작까지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손동현이 이 말을 한 이유가 있었다. 포스트시즌도 한 편의 드라마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승,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 플레이오프에서 3승, 한국시리즈에서 4승 등 다 더하면 12승 정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SSG와의 5위 결정전 승리까지 더하면 13승까지 된다. 한 편의 드라마가 16부작인 것처럼 KT가 다시 우승이라는 길까지 걸어가는 데에는 비슷한 드라마가 연출이 된다.

손동현이 이렇게 확신을 하는 건 팀 분위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체력 때문에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아쉬운 경기를 했다”라며 “올해는 지금 좋은 분위기로 잘 이어오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렇게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최근에는 가을야구에 몰두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다. KT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다면 KT 선수들은 2위 삼성의 홈구장이 있는 대구까지 긴 이동 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그동안 못 봤던 드라마를 보기에도 좋은 시간이다. 손동현은 “일단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나면 생각해보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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