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관세장벽에 유통업계 '예의주시'…가격 인상 가능성은

2025-01-21

감자튀김 샐러드 등 수입식품 가격 변동 가능성…업계, 영향 분석 중

미국서 역대 수출 갱신한 'K-뷰티', 가격 경쟁력 잃을까 우려 확대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국 내 생활용품 전반의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덩달아 국내 유통업계도 관세 부과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21일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당장은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출 증가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국내 식품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 등 현지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심과 CJ제일제당 등이다.

감자튀김이나 샐러드 재료와 같은 수입 식품의 가격 변동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감자튀김과 샐러드 재료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한다. 트럼프 관세폭탄 나비효과로 원재료 비용 증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매장 가격에 영향을 줄 계획은 없지만 수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변화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역시 감자튀김의 주요 원료인 감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국내 가격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분석 중이다.

샐러드 브랜드 ‘크리스피 프레시’를 운영하는 동원홈푸드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번 관세가 재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이 국내 식품 가격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정부 1기 당시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농업계에 큰 영향은 없었다”며 “관세 적용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역대 수출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뷰티업계도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내놓을 관세와 통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당선인 시절부터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 이상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K-뷰티의 입지는 주목할만큼 성장했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 수입 통계를 보면 지난해(1∼10월) 미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14억517만 달러(2조633억 원)로 그동안 1위 자리를 지키던 프랑스(10억3215만 달러)를 앞질렀다. 국가별 점유율은 한국이 22.2%로 프랑스(16.3%)를 5.9%포인트나 제쳤다.

미국에서의 K-뷰티 성장에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좋은 품질을 경쟁력으로 한 중소 인디 브랜드의 약진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 제조시설이 없는 인디 브랜드들의 제품이 약 10% 가량의 관세를 맞게 되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뷰티업계는 수출국을 다변화하고 다양한 유통 채널로 판로를 넓히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대미 수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동남아시아와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등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한편,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 현지에서도 관세 부과에 따라 생활용품 전반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구 품목이 관세 부과 후 가격이 오를 것으로 꼽히고 있다. 목재, 섬유, 나사 등 원자재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무역 시스템 재점검 및 외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단, 지난해 11월 대선 후 취임 첫날에 하겠다고 예고한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10∼25%의 관세 등 관세 부과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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