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선 돈스코이호의 행방을 추적했던(<보물섬: 출몰하는 유령들>(202202023)) 사진작가 김신욱이 공항 변두리를 어슬렁거렸다.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 주변이다. 그동안의 작가의 이동 동선을 파헤쳐본다면 그리 놀랄 만한 장소는 아니다. 작가는 공룡이 산다는 신화가 전해지는 스코틀랜드 북부 하이랜드를 다녀왔고(<네시를 찾아서>(2018-2020)) 한국에서는 호랑이를 추적했던(<한국의 호랑이(2021-)) 이력이 있다.
김신욱 작가가 히드로 공항 주변을 어슬렁거린 것은 2010년부터다. 외국에서 공부하며 돈을 벌기 위해 여행사와 사업체를 운영하던 중 우연히 관심을 두게 된 장소일 뿐이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장소에서 받은 기이한 감정 때문이랄까? 작가는 “공항과 그 주변의 경계는 뚜렷하면서도 모호하고, 적접적이면서도 애매”하게 느꼈다고. 오는 5월17일까지 대구의 사진전문 갤러리 아트스페이스로모스에서 열리는 <공항으로 간 이방인-The Stranger and The Peripher>은 10년 동안 3천 번 가량 공항 주변과 마을을 탐색한 결과물에 최신작 3개를 추가한 사진들을 선보인다.
공항은 다른 세계로 떠나는 설래임의 관문이지만, 그 주변의 장소는 황량한 풍경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사람들은 어떤 쓸모를 찾아내어 일하고 삶을 이어간다. 트럭에서 케밥을 파는 쿠르드인, 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서남이사아 택시 기사, 그리고 비행기 소음으로 저렴할 수밖에 없는 주택에서 삶을 꾸리는 다국적 이민자들... 이상한 사람들과도 마주쳤다. 매주 일요일마다 망원경으로 비행기 동체 뒷부분에 적힌 식별 번호를 기록하는 비행기 마니아, 출입이 금지된 공터에서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 <공항으로 간 이방인>의 풍경들은 스토리를 알면 읽을거리가 풍성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