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랩

국내 ‘1세대 가치투자가’로 불리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설립자가 3년 만에 다시 펜을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치자 투자자들에게 특별서신을 보낸 것이다.
그는 40년 가까이 자본시장의 한복판에서 활황과 불황의 부침을 겪은 베테랑이다. 여기서 얻은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2022년 코로나19 국면 등 불확실성과 공포가 치솟을 때 특별서신을 통해 위기를 분석하고 투자 조언을 제시했었다. 머니랩이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본사에서 그를 만나 종잡을 수 없는 글로벌 관세전쟁은 어떻게 흘러갈지, 앞으로 주식시장에선 어떤 종목이 살아남을지 자세히 들어봤다.
최근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서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불안하다.
저에겐 네 가지 투자의 원칙이 있다.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공포 속에서 싸게 사고 ▶속성(업종)이 다른 자산에 분산하고 ▶지수의 바닥을 예측하지 말고 인내하라는 것이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위대한 기업은 존재한다. 아무리 불황이고 경제위기가 와도 인간의 삶이 계속되는 한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필요하니까. 오히려 불황일수록 좋은 기업, 일등 기업은 시장 장악력을 키우고 더 강해진다. 그래서 시장을 떠나면 안 된다. 그런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게 바로 가치투자의 핵심이다.
막상 시장이 무너지면 인내하기가 어렵다.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 가격(주가)만 보지만 나는 그 가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본다. 내 철학은 간단하다. 모든 가치는 소비자(고객)의 지갑에서 출발한다는 거다. 사람들이 지갑을 열면 소비가 생기고→그 소비가 기업의 매출이 되며→매출이 이익으로 연결되고→결국 이익이 가치가 되고→가치가 주가를 만든다.
기업의 재무제표도 숫자의 게임이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지 않으면 죽은 숫자를 읽을 뿐이다. 6년 전 홈플러스의 재무제표엔 8000억원의 이익이 적혀 있었고, 쿠팡은 2조원의 적자가 적혀 있었다. 단순히 재무제표만 봤다면 홈플러스 주식을 사고, 쿠팡은 팔아야 하는 거다. 단순히 숫자가 좋아 보이는 기업이 ‘좋은 기업’은 아니다. 같은 이익이라도 ▶얼마나 지속가능하고 ▶앞으로 확장 가능하며 ▶변동성이 낮은지 판단해야 한다. 좋은 투자의 기본은 좋은 가치를 사는 것이고, 기왕이면 쌀 때 사는 것이다. 좋은 기업은 시장이 회복되면 무조건 (주가가) 전고점을 뚫는다. 반면에 나쁜 기업은 시장이 회복돼도 산업 구조조정 속에 전저점을 깨뜨린다.
미국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