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는 본능입니다. 중요한 건 그 본능을 발휘할 때까지 꺾이지 않는 아이의 마음이죠. ‘홀로 서고 싶다’는 아이의 신호를 발견해주세요. 그 신호에 어떻게 응답하는지가 아이의 주도성을 결정합니다.
“자기 주도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서울우이초등학교 한혜원 상담교사는 이렇게 답했다. 누구나 스스로 알아서 해낼 때가 반드시 온다는 얘기다.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너무 빨리 손을 놓아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도 안 된다. 한 교사는 “타이밍을 알 수 있는 신호는 아이의 말과 행동”이라며 “아이의 속마음을 읽고, 원하는 걸 채워줘야 주도성이 생긴다”고 했다.
『초등 감정 사용법』 『그렇게 말해주니 공부하고 싶어졌어요』를 쓴 한혜원 교사는 초등 전문상담교사다. 한 교사는 ‘속마음 리더기’로 불린다. 화나고 속상한 일을 쏟아내면, 자신도 몰랐던 속마음을 읽어주기 때문이다. 아이뿐만이 아니다. 양육자도 그를 찾아온다. 그 덕에 우이초 상담실은 문제가 있을 때 찾는 곳이 아닌 마음을 위로하는 사랑방이 됐다. 4년 전 발령 규정에 따라 떠나야 했던 그를 수천 명의 전교생과 학부모가 붙잡은 이유다.
한 교사는 “주도적인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걸 명확히 알고 채워 나가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주도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아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어떻게 하면 아이 스스로 원하는 걸 알 수 있을까? 주도성을 갖기 위해 채워져야 할 심리적 욕구는 무엇일까? 지난달 29일 한 교사를 만나 물었다.
Intro. 내가 원하는 걸 알아야 주도성이 생긴다
Part1. 이 말 시작하면, 서서히 손 떼라
Part2. 감정 읽기? 욕구 읽기가 먼저다
Part3.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 이 말 시작하면, 서서히 손 떼라
아이의 말문이 터진 후 한 번은 찾아오는 병이 있다. 바로, ‘싫어병’이다. 만 18개월 전후, 그리고 4세와 7세 무렵이 이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시기로 꼽힌다. 이 즈음의 아이들은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하려 든다. 마냥 예쁘던 아이가 미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교사는 “싫어병은 발달의 한 과정”이라며 “드디어 주도성을 키워야 할 때가 왔다는 신호이니 기뻐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