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포만감’…이러니 살이 찔 수밖에

2025-02-06

매직필

요한 하리 지음 | 이지연 옮김

어크로스 | 404쪽 | 1만9800원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 번쯤 ‘이것’을 고민해보거나 결심했던 사람들은 상당수일 듯하다. 현대인의 오랜 숙원인 다이어트다. 좀 더 날씬한 몸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식단조절법, 운동법, 약 처방 등은 쉼 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는 한두 번의 투약만으로 뚜렷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내는 기적적인 비만치료제마저 나오고 있다.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을 썼던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에 빠졌다. 비만에 따른 심장마비로 친구를 잃은 그가 경각심을 갖고 택한 방법은 비만치료제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GLP-1’을 자극하는 덕분에 조금만 먹고도 배가 부르다. 체중 감량 효과는 금방 나타났지만 메스꺼움, 불안정한 심박수, 변비와 같은 부작용이 따랐다. 약을 끊으면 체중은 다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저자는 고민과 성찰에 빠진다. 왜 20세기 초반만 해도 드물었던 과체중이 이토록 만연한 것일까. 어쩌다 식욕을 떨어뜨리는 약까지 등장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을까.

원인은 ‘도둑맞은 포만감’ 때문이다. 과학기술이 집약된 초가공식품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면서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한다. 포만감을 앗아간 초가공식품들은 우리의 식생활을 훼손하고 몸을 망친다. 초가공식품이 중심이 된 식품산업과 비만의 관계, 다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만감을 되돌려놓는 비만치료제가 어떻게 얽히고설키며 식생활과 산업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살핌으로써 우리의 식탁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다.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은 있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먹는 음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고? 책 마지막 챕터 ‘비만치료제가 필요 없는 나라 일본’ 부분은 그래서 흥미롭다. 고작 열 살짜리 초등학생들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물었더니 브로콜리, 김 따위를 대답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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