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보도…본토에선 조용
당국은 ‘교통사고 발생’ 확인만

중국 저장성 진화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 사이로 차량이 돌진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홍콩 명보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22일 오후 5시 45분 진화시 수멍향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엑스 등에 유포된 영상을 보면 학교 정문 앞에 은회색 세단 한 대가 멈춰 서 있고 주변에 여러 사람이 쓰러져 있다. 대부분 가방을 멘 학생들이었다. 머리가 피로 뒤덮인 채 쓰러져 있는 성인도 있었다.
영상은 비명과 울부짖는 소리로 가득했다. 차량 주변의 화단이 망가져 있고, 사람들이 차량을 에워싸고 창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다. 학교 인근 상인들은 하교 중이던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해당 사고로 부상을 입은 2명이 진화모자보건병원에 입원했다고 명보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최소 5명이 쓰러져 있는 영상을 내보냈다. 온라인에서는 부상자가 10명 이상이라는 소문과 사망자도 있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명보는 당국을 통해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사고 사실만 전하고 구체적 정황은 설명하지 않고 있다. 명보에 따르면 수멍향 정부 관계자는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기를 거부하며 공식적 통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진화시 교육당국은 현장에 특별작업팀을 파견했으나 구체적 상황을 설명하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중앙TV(CCTV)를 비롯한 중국 관영매체들은 23일까지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다.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사건 관련 영상도 검색되지 않는다. 위챗에도 영상이 올라왔으나 삭제됐다고 반중 성향 매체 대기원시보가 전했다. 일부 중국 매체들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간략히 보도했다.
베이징에서는 명보 보도가 나온 시점을 전후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한 구글, 네이버 등 해외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대중을 향한 무차별 공격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광둥성 주하이시의 스포츠센터에서 승용차가 군중을 들이받아 3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당했다. 며칠 뒤 장쑤성 이싱시의 직업전문학교에서 흉기 공격 사건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범인들은 각각 이혼 후 재산분할과 실습생 노동 착취로 인한 분노가 범행동기라고 진술했다.
경제난으로 인해 절망과 분노를 사회에 복수하는 형태로 해소하려는 욕구가 범행 동기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독 어린이들이 공격 사건의 표적이 된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싱 사건 이후 후난성 등지의 초등학교에서 차량 돌진사건이 있었으나 자세히 보도되지 않았다. 주하이와 이싱 사건의 범인들에게는 지난해 말 사형이 집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