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6일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 실장을 만나 2025년 하반기 시장 전망과 투자 기회에 대해 들었다.

여전히 ‘높은 금리’, 시장 회복은 ‘점진적’일 것
2025년 들어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작됐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진원창 실장은 “시장은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며,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작되면서 투자 심리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피스 시장에서는 지난해 전체 거래액이 다시 10조원을 회복하였으나 GBD를 중심으로 중소형 규모의 우량자산을 법인으로 대표되는 전략적투자자가 매입한 사례가 크게 증가한 것이 요인”이라며, “이는 높아진 금리로 인해 아직 시장에서 대형 자금을 끌어 모으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은 시장에 제약 요인이다. 진원창 실장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대출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 실질적인 거래 시장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량 자산과 비우량 자산 간의 금리 격차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국내 정치 불안정성이 맞물리며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변화와 국내 정치 혼란은 경제 주체의 신뢰를 약화시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죠. 특히, 한국 경제 성장률 둔화와 금융 시장 변동성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물류센터 시장, 2027년께 수급 균형 회복될 듯
최근 알스퀘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물류센터 신규 공급이 6% 수준까지 감소했다. 진원창 실장은 이러한 공급 감소의 구조적 원인에 대해 “물류센터 신규 공급 감소는 여러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며, “핵심적인 원인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의 어려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내 부동산 PF 구조의 특징은 시행사의 낮은 자기자본 투입과 높은 보증 의존도”라며,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이 금리 상승기를 만나면서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전반적인 건설업 경기 침체도 주요 원인”이라며,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물류센터 개발 속도가 전반적으로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이 16%로 전기 대비 개선됐지만, 임대료는 2년째 정체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언제쯤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상온 물류센터의 경우 2027년 정도에 안정적인 수급 균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그동안의 과잉 공급을 시장이 소화하는 데 필요한 자연스러운 조정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진원창 실장은 “주목할 만한 점은 입지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라며,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교통이 편리한 우수 입지 물류센터는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임대료 상승도 2025년 이후부터는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피스 시장, 권역별 차별화와 양극화 심화
서울 권역별 오피스 시장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뚜렷한 차별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에 따르면 도심권(CBD)의 경우 현재 공실률이 3.1%로 소폭 상승했다. 그는 “정부기관과 대기업 본사가 밀집된 지역적 특성상 기존 임차사들의 재계약 비율이 높아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시장을 유지 중”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에는 일부 대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한 외곽 이전이 공실률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권(GBD)은 가장 강세를 보이는 권역이다. 진원창 실장은 “공실률이 2% 수준으로 서울에서 가장 낮고, 임대료는 지속적인 상승세”라며, “이는 IT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프라임급 오피스의 경우 여전히 높은 임대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권(YBD)은 최근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진원창 실장은 “공실률이 1.3% 수준으로 서울에서 가장 낮다.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기업들이 주요 임차인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최근 신축된 프라임 오피스의 경우에도 금융회사들의 임차수요로 높은 선임차율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프라임급 오피스와 중소형 빌딩 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그는 “프라임급 오피스의 경우 공실률이 1% 미만으로 유지되며 놀라운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우량 임차인을 확보한 프라임급 오피스는 오히려 주목 받는다”고 언급했다.
반면 중소형 빌딩 시장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실률이 5.4%까지 상승했고, 임대료 상승도 정체되어 있다. 특히 그는 “주요 임차인이었던 IT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비주요 업무 권역으로 이동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5년 하반기, 데이터센터와 라이프사이언스 시설에 주목
2025년 하반기는 금리 인하 본격화, 글로벌 경제 재편 등 시장 변곡점이 예상된다. 진원창 실장은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자본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서 그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투자자들의 시장 재진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프라임급 오피스와 같은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산 유형별로 향후 6개월간의 예상 수익률과 위험요인에 대해 그는 “오피스의 경우, 향후 6개월간 3~5%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률이 예상된다”며, “특히 핵심입지의 프라임급 오피스는 낮은 공실률과 지속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둔화로 인한 임차 수요 감소 가능성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물류센터는 2~3% 정도의 보합세 내지 소폭 상승이 전망된다. 현재 공실률이 23% 수준으로 높은 상황이지만, 신규 공급 감소로 시장 조정이 진행 중이다. “특히 수도권의 우량 물류센터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진원창 실장이 주목하는 섹터는 데이터센터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5~7% 수준의 높은 수익률이 예상된다”며,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각종 규제 리스크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새로운 투자 기회로는 “데이터센터와 라이프사이언스 관련 시설”을 꼽았다. 그는 “바이오와 제약 산업의 성장세가 뚜렷한 가운데, 연구소나 특수 제조시설 같은 전문화된 부동산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시설들은 높은 기술적 진입장벽과 장기 임차 특성으로 인해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대주택 시장도 유망한 투자 기회로 꼽았다. “금리 인하로 자본 조달 여건이 개선되는 가운데,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됩니다. 사회적 필요성이 높은 만큼 정책적 지원도 기대할 수 있는 섹터”라고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은 새로운 성장 섹터와 전통적 자산 모두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각 섹터별 특성과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