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이승훈의 질주에 한계란 없다

2025-02-11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은’ 따며

메달 9개…한국 동계AG 최다 기록

“스케이트 타고 싶을 때까지 탈 것”

다음 올림픽·AG까지 출전할 수도

얼음 위 이승훈(37·알펜시아)의 질주에는 한계가 없다.

이승훈과 박상언, 정재원이 나선 한국은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트레이닝센터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경기에서 3분47초99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이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딴 9번째 메달이다. 이로써 이승훈은 한국 선수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신기록을 썼다. 이승훈은 2011 아스타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땄고 2017 삿포로 대회에서는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이 경기 전까지 총 메달 8개로 은퇴한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금3·은3·동2)과 최다 메달 공동 1위였던 이승훈은 은메달을 하나 추가하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승훈의 스케이트 여정은 파란만장했다. 유년기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스케이트를 시작한 이승훈은 2004년부터 종목을 바꿔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휩쓴 쇼트트랙 유망주였으나 200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좌절도 잠시, 이승훈은 빠르게 방향을 바꿨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복귀한 그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데 이어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빙속 인생 제2막의 시작이었다.

이승훈은 최다 메달 신기록에 대해 “오랫동안 스케이트를 탄 보람을 이렇게 돌려받는 것 같아서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오랫동안 부상 없이 운동할 수 있다는 게 운이 좋은 것 같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빙속 전설’이 된 이승훈에게 이제 스케이트는 직업 이상의 의미다. 그는 “이제는 기록에 대해서 덤덤하다”며 “지금은 스케이트를 타는 게 정말 좋다. 취미 활동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 메달 타이기록을 세운 이승훈은 직후 열린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후배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승훈은 마흔을 눈앞에 둔 노장이지만 자신의 선수 인생에 한계를 두지 않으려 한다. 그는 “평창 올림픽을 치를 땐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수 생활을 끝내려고 마음 먹었는데 그 후 네덜란드에 갔다가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바뀌었다”며 “내가 스케이트를 타고 싶으면 제한을 두지 말고 타고 싶을 때까지 타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될 수도, 4년 뒤 열리는 다음 동계아시안게임이 될 수도 있다. 이승훈은 끝을 정해두지 않고 달린다. 그는 “다음 아시안게임 때도 제가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면 출전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열린 결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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