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한진칼·LS, 자사주 우군 매각 통한 지배권 굳히기는 반칙"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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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한진칼과 LS의 자사주 활용 방식을 두고 '주주가치를 침해하는 의사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협업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지배권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자사주를 썼다는 지적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19일 논평을 내고 LS와 한진 그룹을 향해 "협업이라는 명목하에 자사주를 우군에게 매각해 지배권을 굳히는 것은 반칙"이라고 말했다.

앞서 LS와 한진그룹은 지난달 25일, 동반 성장과 주주이익 확대를 목표로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18.46%까지 지분율을 늘리자, 한진 측은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과거 특허 소송으로 호반과 갈등을 겪었던 LS와 손을 잡으면서 '반(反)호반 연대'를 형성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한진칼은 지난 15일 자사주 0.66%(약 663억원)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6일에는 LS가 한진칼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상대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이 교환사채를 인수하면 LS의 주식 약 1.2%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장은 자사주를 우군에게 매각해 지배권을 강화하는 방식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애플과 구글, 엔비디아와 TSMC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수십 년간 협업을 이어왔지만 상호 지분을 보유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예로 들며 "협업은 자본 거래가 아닌 신뢰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자사주를 제3자에게 넘길 경우 의결권이 부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KCC가 자사주를 사들여 의결권을 확보한 사례처럼, 제3자 매각 시 의결권이 되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앞서 거버넌스포럼은 지난달 22일 '새 정부에 바라는 자본시장 7가지 제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관련(임직원 주식보상 등 투명한 사용처가 있는 경우 제외) 기존 보유분은 즉시 소각하고, 향후 매입 분은 3개월 내 소각을 모범정관에 도입하길 권한 바 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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