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끝나지 않는 계란 품질 논쟁

2025-12-30

이 경 우 교수

건국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달걀은 생명의 신비를 담고 있으며 인류에게는 가장 우수하고 또한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식품이다. 기록에 따르면 닭은 대략 8천 년 전에 가축화되었다. 다른 축종에 비해 늦게 가축화되었더라도 달걀이 가지는 영양, 기능성, 특수성은 야생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으리라.

축산업의 변화와 발전은 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마당에서 몇 수의 닭을 키우면서 달걀을 섭취하고, 집안에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닭고기를 대접하곤 하였다. 역사적으로 축산업은 농업 기반사회에서 겸업의 형태에서 다시 산업혁명과 함께 도시화 그리고 인구증가로 산업의 형태를 갖춰나갔다.

계란산업이 발달한 계기는 닭을 마당에서 건물 내부로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베터리형 케이지에 키우기 시작하면서 분변이 분리되고, 야생동물의 위협에서 차단되고, 육종을 통해 달걀 생산성이 좋은 품종 개발과 사료 영양을 통해 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재는 동물복지 측면에서 케이지와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의 사육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복지는 단순하게 정의될 수 없으며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닭의 복지는 달걀에 있는 성분으로 평가될 수 없으며 온전히 닭의 복지 행동이 자연스럽게 발현되고 있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계란의 품질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계란은 다른 동물성단백질과 다르게 이미 계란 껍질에 포장되어 생산되고 그러한 형태로 실용란이 유통되고 있다. 계란 외관으로 내부 품질을 추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결국, 계란에서 중요한 품질은 계란껍질과 내부품질이라 할 수 있다.

껍질은 운반 중에 깨지지 않고 외부의 충격에도 충분히 단단해야 하며, 내부는 불필요한 이물이 없어야 좋다. 계란의 호우유닛은 노른자 주위를 감싸고 있는 볼록 솟아오른 탄력성이 있는 흰자의 높이를 바탕으로 측정한다. 갓 산란한 계란은 일반적으로 흰자의 높이가 높고, 저장 시간이 오래될수록 감소한다. 우리가 계란을 깼을 때 보는 난백의 물리적 성상을 100년 전 연구를 통해 호우유닛이라는 신선도 지표로 제안되었으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호우유닛은 계란의 영양학적 함량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지만, 계란의 신선도가 중요하기에 품질을 대표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가 쉽게 계란의 품질을 알 수 있는 것은 현재 국내·외 사양·유통 시스템에서 등급란이라고 할 수 있다.

계란 등급제에서 1+등급란은 계란의 외관과 내부품질도 최고로 좋아야함은 당연한다. 호우유닛 72라는 수치는 국가별 계란의 품질평가에서 최소 72이상이 되어야 1+등급이라는 의미이다. 닭의 주령이 높을수록 신선도 지표인 호우유닛은 점차 낮아지기 때문에, 1+등급 계란은 어쩌면 닭의 주령도 고려사항이 된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 계란 품질 등급제는 자율 선택사항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계란 등급제가 이미 의무적 또는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소비자의 품질 등급 선호에 따라서 등급제 의무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연구를 통해서 계란의 껍질 상태와 호우유닛과 같은 내·외부품질은 케이지와 평사, 복지와 관행, 케이지 내 사육밀도 등 다양한 사육환경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사육환경이 계란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환경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등급란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사육환경과 산란일자 정보는 난각표시제로 모든 소비자가 알 수 있어, 구매 시에 선택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등급란은 또 다른 산업의 규제사항이라기 보다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계란 품질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신선하고 품질이 우수한 계란이 유통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소비자의 권리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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