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팔아 5000억 … BHC, MBK 배당에 등골 휜다

2025-04-15

지주사 GGS의 최대 주주 MBK

매년 영업익 80% 배당금 지급

MBK, 차입금 명목 5303억 챙겨

가맹점 500여곳 늘려 … 평균 매출 '뚝'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홈플러스 사태를 초래한 MBK파트너스의 기업 사냥꾼 면모가 새삼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BHC(다이닝브랜즈그룹) 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MBK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BHC는 단기간 외형을 부풀리면서 영업이익의 80% 가량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업계 주변에서는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인다.

MBK는 2018년과 2020년 각각 1482억원, 5700억원 등 총 7182억원을 BHC에 투자했다. MBK는 이를 통해 BHC(다이닝브랜즈그룹)의 최대 주주 자리를 확보했다. BHC의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는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로, MBK는 GGS의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후 MBK는 BHC를 글로벌 종합외식 기업을 키우겠다며 외형 확장에 나섰지만 사모펀드의 전형적인 투자금 회수 공식인 차입→배당→엑시트의 단계를 밟아가는 모양새다.

BHC는 2021년 2500억원을 투자해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했다. 이후 아울렛,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점포를 늘렸다. 아웃백은 매장 수는 인수 당시인 2021년 78개에서 2022년 88개, 2023년 93개, 지난해 96개로 꾸준히 늘었다.

아웃백의 매출액은 2021년 3927억원, 2022년 4110억원, 2023년 4576억원으로 늘었다. 5000억~6000억대 매출을 기록한 BHC와 합산하면서 단박에 매출 '1조클럽'에 진입했다.

같은 기간 아웃백은 1149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는 3년간 영업이익의 59.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배당금은 BHC의 최대주주인 GGS를 거쳐, GGS의 최대 주주인 MBK에게 흘러들어갔다.

BHC의 본업인 치킨 사업도 호조를 보여 지난 2023년 5356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4년 연속 1000억원대(2020년 1299억원·2021년 1537억원·2022년 1418억원·2023년 1203억원)를 기록했다.

가맹점 수 또한 2021년 1770개에서 2023년 2291개로 대폭 늘었다.

공격적인 경영속에 전체 매출과 가맹점 수 확대 등 외연은 확장했지만, 가맹점의 연 매출은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BHC치킨 가맹점의 평균 연간 매출액은 2021년 6억3253만원에서 2023년 5억4672만원으로 13.5% 축소했다. 같은 기간 3.3㎡당 평균 매출액도 3187만원에서 2727만원으로 줄었다.

1~2년새 가맹점이 500여곳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거나 브랜드 파워가 약화됐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BHC 본사가 벌어들인 이익잉여금은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한 투자비용으로 쓰이기보다는 고스란히 대주주에게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이후 BHC가 최근 5년간 지급한 배당금은 총 5303억원(2020년 406억원·2021년 750억원·2022년 1568억원·2023년 1359억원, 2024년 1220억원)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6823억원의 7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보통 외식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신메뉴 개발 등 지속적인 투자에 비용을 할애한다. 본사 입장에선 가맹점의 한 해 실적이 높아야 안정적으로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BHC는 R&D 투자로 신메뉴 제품을 개발해 판매를 늘리는 전략 대신 매출 증대를 위해 2023년 12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2023년 12월 말 뿌링클치킨을 비롯한 주요 제품 85개의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렸다. 가격 인상 이후 영업이익은 2023년 1203억원에서 지난해 1337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이에 대해 BHC관계자는 "다이닝브랜즈 그룹의 최대주주는 GGS(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로 본사의 배당금은 GGS가 MBK에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며 "MBK로 배당금이 직접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MBK가 GGS의 최대 투자자는 맞지만 경영상 간섭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며, BHC 경영진에 결정과 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매출 축소에 대해서는 최근 대도시보다는 읍·면·동 단위의 가맹점이 늘어나다보니 수도권 등에 비해 매출이 낮은 편으로 이를 평균 매출로 잡는 경우 매출이 낮아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신메뉴 개발 등 R&D 투자와 관련해선 "서울 잠실 롯데월드 웰빙센터에 통합 R&D센터에서 매년 두번씩 신메뉴를 개발 중이며 올해는 신메뉴 3개 공개를 목표로 공을 들이고 있다"며 "제조업과 달리 외식 기업의 R&D는 레시피 개발이라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는 않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BHC 해명에도 의문은 남는다. BHC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0.05%(2024년 기준·4억3578만원)로 경쟁사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의 4분의 1 수준이다.

아울러 MBK파트너스는 2020년 이후 BHC에서만 5303억원의 이익 잉여금을 챙겨갔다. BHC를 수익 회수의 채널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소비자 가격 인상과 가맹점 매출 저하, R&D 투자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자금 회수에만 골몰하는 사모펀드의 행태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MBK의 엑시트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서 그 부담이 결국 소비자와 가맹점이 떠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디지털포스트(PC사랑)’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