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해외 진출 2라운드, 관건은 이것!

2024-10-02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2라운드를 맞이했다. ‘중국 제조’에서 ‘스마트 제조’로, ‘제품 수출’에서 ‘브랜드 수출’로 흐름이 변화하면서 해외 진출의 방식도 다원화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중국 상장회사 실적에서도 해외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경제 둔화 속에서, 해외 진출이 중국 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진출 中 기업의 8대 특징

중국 매체 정취안스바오(証券時報)에 따르면, 중국 A주(본토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최근 해외 진출 현황을 크게 8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해외 진출 회사의 수가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의 정책적 지원과 해외 진출 규제 완화로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4년 상반기, 2049개 회사 가운데 해외 시장에 진출한 회사의 수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A주 상장사 가운데 해외 진출 회사의 비중도 계속 상승, 2024년 상반기 52.81%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p 증가한 것이다. 상장사들이 해외 사업을 갈수록 중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둘째, 해외 매출 기여도도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데이터에 따르면, 상술한 2049개 회사의 해외 매출 기여도도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데이터에 따르면, 상술한 2049개 회사는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로 총 2조 4600억 위안(약 466조 224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사상 최고(동기 대비) 기록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셋째, 해외 진출이 제2의 돌파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중국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현지 업계에서는 “해외 진출을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라는 말이 마치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외 진출이 중국 기업의 사업 개척을 위한 중요한 선택지이자, 제2의 성장곡선을 그리기 위한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기업의 실적이 상승곡선을 달리고, 해외 사업을 하지 않는 회사에 비해 매출 증가율 면에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째, 대기업의 해외 진출 비중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해외 진출 회사의 규모를 살펴보면,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해외 진출에 더 적극적이며, 비중도 현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물론, 대기업이 브랜드 인지도나 공급망 등 여러 면에서 해외 진출에 유리한 덕분이다. 중국 국내 시장이 과도한 경쟁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해외 진출은 대기업에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단일 시장의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이 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 역시 대기업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다.

다섯째, 민영기업이 해외 진출의 주력군으로 부상했다.

회사의 속성으로 구분할 때, 민영기업의 해외 진출 속도, 해외 매출, 매출 기여도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민영기업이 중국 기업 글로벌화를 촉진하는 주력군이 된 셈이다.

여섯째, ‘전정특신’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정특신(專精特新)’이란, 전문화(專)·정밀화(精)·특색화(特)·참신화(新)를 특성으로 갖춘 강소기업을 뜻한다. 세분 시장을 공략하는 특성상, 이들 기업은 해외 진출 의사가 강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 전정특신 기업의 해외 진출 비율은 63.37%에 달해, 최근 3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곱째, 기술력 향상이 해외 진출 구조의 업그레이드를 촉진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공급망 확보는 해외 진출 구조 변화의 관건이다. 지난 10년간, 전자, 통신, 가전 등 업종의 해외 진출 적극성이 꾸준히 높아지고, 해외 매출 비중에서도 줄곧 높은 순위를 기록해 왔다. 중국 제조업 수출의 3대 선두주자가 기존에는 의류, 가구, 가전이었다면, 최근에는 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광이 차세대 수출 3대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덟째, 동남아가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동남아 등 신흥시장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인다. 인구 보너스 효과와 개방된 투자 환경에 힘입어, 해외 진출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기업은 유럽과 미주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갈수록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서 ‘아시아’ 혹은 ‘동남아’가 언급된 회사가 1000개에 달한 것만 봐도, 해당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늠할 수 있다.

해외 진출 3단계: 시장 진출〉현지화〉시장 선도

중궈정취안바오(中國証券報)는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은 ‘제품 수출〉해외인수합병〉해외 제조’의 3단계를 거쳤다"라며, “해외 시장 진출(走出去)과 현지화를 거쳐 시장에 녹아들고(走進去), 이후 기술 혁신 등을 통해 시장을 선도(走上去) 하기 위해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라고 업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지화는 한 기업의 글로벌화 수준을 판단하는 척도이자, 해외 시장에 제대로 녹아드는 데 관건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많은 중국 상장사들이 해외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한편, 판매 및 서비스망을 지속해서 강화하며 현지 맞춤형 서비스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게 체계적으로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것 역시 이를 위해서다.

현지화 외에 부단한 기술 혁신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제품군 확대, 프리미엄 시장 진출, 경쟁 우위 확보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현지화 이후의 단계라는 것이다.

물론 리스크 예방에도 주의해야 한다. 지정학적 위기와 지식 재산권, 고용 계약 문제 등이 중국 기업 해외 진출의 주요 리스크로 꼽힌다. 특히 지정학적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가 중국의 수출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에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따른 공급망 변화는 우리나라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산 부품이나 기술을 탑재한 차량도 판매를 금지했다. 중국 정부는 차별적 조치라고 반발했지만, 백악관은 향후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 등 분야의 제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급망이 상호 연계된 상황 속,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도 일부 중국산 제품의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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