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은 2012년에 이어 2025년을 두 번째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했다. 재지정 배경에는 협동조합조합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역할 수행과 사회·경제적 발전에 기여 하는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 UN이 정한 첫 번째 ‘세계 협동조합의 해’에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시행되었다. 기본법에서는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증진과 활동 장려를 위해 7월 첫째 토요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지정하고, 그 전 1주 동안을 ‘협동조합 주간’으로 지정하여 최근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27,906개의 (사회적)협동조합 또는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가 설립되어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전북에는 1,989개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단시간내 양적 성장 배경에는 시민들에게 내재했던 사회적 요구가 경제활동으로 전환된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전북은 협동조합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민·관 모두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 시기 협동조합이 영리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하이브리드한 성격 때문에 협동조합 제도와 실제 운영이 매끄럽지 않기도 했지만, 열정이 대단했다.
이 기간 설립된 협동조합은 ‘농협’과 같이 개별법으로 정한 기존 8개 조직과는 별도로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크고 작은 동종·이종 단위의 결합이었다. 이들은 협동적으로 사업행위를 영위함으로써 규모화와 비용 절감이 가능해져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조합원 권익 향상, 지역사회 공헌, 사회서비스 제공,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을 촉진하였다.
일부 협동조합들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정책사업과 연계를 통해 활동력을 높인 곳들이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아직도 다수가 영세하고, 서구에 비하면 역사가 아직 짧다. 지난 정부 3년은 그간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노력 자체가 부정되는 암흑기를 겪었다. 전 정부 출범 이후, 협동조합 주관부처인 기재부에서는 과를 통·폐합하고, 관련 부처 사회적경제 예산은 대거 삭감되었다.
다행히 새정부 국정기획위는 지속 가능 성장 방안 모색을 위해 ‘사회적경제 TF’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1일 “양극화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등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적경제 모델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표류했던 사회적경제 관련 법률 제·개정 및 제도 정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2025년 협동조합은 질적인 성장 2.0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입법 행위를 통해 제도를 정비하고 다시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 운영 주체들은 신뢰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와 시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고, 기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한다. 협동조합과 같은 대안적 경제활동 방식은 이에 알맞은 처방이 될 수 있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전북은 새정부 사회적경제 강화 기조에 기민해야 한다. 협동조합은 저성장 기조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역을 잇고, 사람 중심 경제를 실현’하는 도구로서 가치가 있다. 우리는 양극화 해소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자리, 교육, 주거, 복지, 돌봄, 문화, 에너지 분야 등에서 성과를 확인한 바 있다. 협동조합 경제활동은 지역 내에서 다시 선순환의 결실이 될 수 있다. 이제 다시 협동조합이다.
△배현표 사무처장은 주거복지 분야 사회적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 협동조합의 해 #기념행사
기고 gigo@jjan.kr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