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울산 자주통일평화연대 주최로 ‘2024 자주평화 골든벨 대회’가 열렸다. 2인 1조로 모두 48개 팀이 참가했으며 10개 팀이 본선에 진출한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너무 출중했기에 공부를 게을리했던 우리 팀은 비록 예선 탈락했지만 제국주의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문제들을 접하면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을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2007년 미국에서 처음 제안된 군사전략 이론으로, 군사적 조치와 비군사적 조치를 적절히 섞어 활용하며 전쟁을 수행한다는 개념이고, 직접적인 군사 침공보다 선전 왜곡 여론전, 정보 조작, 정치 외교적 압박과 봉쇄, 제제 등을 통해 혼란과 분열을 심화시켜 궁극적으로 정권을 붕괴시키는 전쟁 형태를 무엇이라 하는가?
정답은 하이브리드 전쟁이다. 이런 형태 어디서 본 듯할지도 모른다. 바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주도하는 대북 전단 살포로 이는 명백한 심리전이다. 심리전도 전쟁의 한 방식이다. 초한지에 나오는 ‘사면초가’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나라 유방이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를 불러 초나라 군인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유방이 승리한 전쟁. 이 단체가 접경지역 주민들의 반발에도 겁 없이 날뛰는 것은 미국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전미민주주의기금(NED: The 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 cy)이다. 1983년 미국 레이건 정부 당시 ‘전 세계 민주주의 확산’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속내는 친미 단체 지원을 통해 반미국가들의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목적이며 과거 CIA가 비밀리 하던 공작을 대놓고 한다. 더 가관인 것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이 단체의 실체도 모르고 전 NED 회장을 접견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오랜 헌신에 감사를 표한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다.
다음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다. 전 세계 미군 기지는 800여 곳이며 70여 개국에 배치돼 있다. 이들 나라 중 방위비 분담금을 내는 나라는 두 나라뿐이다. 대한민국과 어느 나라일까? 정답은 일본이다. 반대로 미군 주둔비용을 받아낸 나라도 있다. 이 나라는 1976년부터 미군이 철수를 선언한 1992년까지 미군기지 사용료를 받은 바 있다. 이 나라 국민은 미군이 당신 나라를 지켜주려고 이곳에 왔다는 미국의 말을 믿지 않았다. 바로 필리핀이다.
우리는 어떤가? 지금도 미군이 북의 침략을 막아준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시시각각 주변 상황이 변하고 있는 것을 눈으로 목격하고 있는데도. 대한민국은 확실히 미국의 꼭두각시인가 보다. 국군 통수권도 미국에 있으니 말이다. 이 얼마나 심한 국제적 수치인가. 방위비 분담금도 1년에 1조5000억 원을 부담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트럼프 당선자가 후보 시절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를 연간 100억 달러(13조6500억 원) 지불해야 한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다. 이게 나라인가?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다음은 우리가 북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알아보자. 2003년 남북 평화와 번영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착공될 때 북의 노동자 월급이 우리 돈으로 얼마였을까? 100만 원? 아니면 50만 원? 아니다. 당시 미화로 50달러, 한화로 약 5만6000원이다. 이는 대한민국 하루 일당에도 미치지 않는 돈이다. 우리는 북의 동포에 대해 왜 이렇게 모르는 것일까? 정부와 언론이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왜 알려주지 않았을까? 미국이 싫어하니까. 미국은 예나 지금이나 남북이 서로 잘 지내는 꼴을 못 보니까. 정부가 미국에 잘 보이려고 알아서 기니까.
당시 개성공단 대한민국 실무 책임자인 김진향 이사장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우리 모두는 북맹이다. 북에 대해서는 무식하기 짝이 없다.” 안다는 것만큼 큰 힘이 또 있을까?
서양철학의 아버지라고 칭송받는 소크라테스의 말 중에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곧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는 말이다. ‘선은 앎이요, 악은 무지이다.’라고 하니 이 얼마나 명쾌한 말인가. 부처도 ‘모르고 지은 죄가 알고 지은 죄보다 크다.’고 했다. 이 또한 무지를 경계하는 말이리라.
퀴즈대회를 마치고 뒤풀이 장소에서 누군가가 한 말이 귀에 남는다. 그분은 “공부를 할수록 미 제국주의 민낯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만행에 나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욕이 튀어나왔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 세계가 미국 중심의 일극 패권이 몰락해 가고 다극 체제가 만들어지는 혁명적 과도기임을 직시해야 한다. 수능을 끝낸 고등학생들과 함께하는 자주평화 퀴즈대회를 기대해 본다.
서민태 사회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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