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아들 함의 불효

2025-05-07

하느님이 아담을 창조하신 뒤 10대손에 이르러 노아가 탄생했는데, 그는 셈과 함과 야벳이라는 세 아들을 두었다. 그런데 그 시절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계율을 어기자 하느님은 310일에 걸친 홍수로 이스라엘 민족을 심판하면서도, 올바르고 허물없는 노아에게만 홍수를 예언해 주었다. 이에 600세 된 노아는 140m 남짓한 배를 만들어 채소와 가축과 조류와 들짐승을 싣고 가족과 함께 표류하다가 320일 만에 육지로 생환했다.

노아는 다시 뭍에 올라 아들 3형제와 함께 포도 농사를 지었다. 어느 날 노아가 포도밭 일을 하다가 피곤하여 장막 안에 취하여 잠이 들었다. 술김이었는지, 잠버릇이었는지 노아는 옷을 벗고 알몸으로 자고 있었다. 둘째 아들 함이 이 장면을 먼저 보고 아버지의 옷을 덮어줄 생각을 미처 못하고 형인 셈과 아우인 야벳에게 알렸다. 형과 아우는 유대의 율법대로 옷을 챙겨 뒤로 돌아 들어가 아버지의 알몸을 덮어드렸다.

잠에서 깬 노아는 누가 옷을 덮어주었느냐고 물었더니 아버지를 본 사람은 둘째 아들 함이었으나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맏이와 막내가 아버지에게 옷을 덮여 드렸다고 아뢰었다. 그 말을 들은 노아는 분노하여 아비가 알몸인 것을 보고도 덮어주지 않은 죄를 물어 함의 후손들이 맏이와 막내의 집에서 종살이를 하도록 유언을 남겼다.

이 이야기는 종교의 경전에서 등장하는 일화라 하여 세속과 다른 뜻을 부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소절의 핵심은 알몸으로 잠든 아버지에게 옷을 덮어주지 않은 죄도 이토록 크거늘 우리가 지금 살면서 불효하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를 묻는 메시지다.

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이기에 불효한 지난날의 아픔이 더욱 새롭다. 그런즉 여러분은 지금 부모님께 전화하시라. 어머니는 안부만 묻고 전화 요금 올라가니 어서 끊자고 말씀하실 것이다. 마음은 좀 더 자식 목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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