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HMM 최원혁號, 재매각 시동···관세폭탄·M&A '위기' 돌파 과제

2025-04-29

새 수장을 맞은 HMM의 재매각설이 재점화됐다. 최원혁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를 시작하자 표류하던 민영화에도 시동이 걸리면서 까다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이 HMM 지분 정리를 시사하면서 재매각설이 재점화됐다. 이미 지분 매각을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HMM 지분 매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이번 재매각설은 사뭇 기류가 다르다. 올 초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원칙대로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민영화 의지를 보여준 데 이어 구체적으로 지분 매각에 대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새 정부가 들어오더라도 앞으로 1년은 걸릴 텐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민이 엄청 많다"며 "내가 시작을 해서 빠른 시간 내에 (매각하는 게) 맞지 않을까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 임기 내 재매각 가능할까···취임하자 관세폭탄 '쾅'

다만 HMM 지분 매각은 해양진흥공사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다. 강석훈 회장 역시 "어차피 내가 팔지는 못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재매각까지 난항이 예상되지만 HMM 지분 매각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1년 내)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강 회장의 말처럼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만큼 올해 새 수장에 오른 최원혁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민영화의 주요 변수로 불확실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과연 수익성 안정화 기반을 마련해 임기 중 매각을 완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취임 첫 해를 맞은 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달 부임한 최 대표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맞았다. 전방위적인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면 HMM의 수익성 감소는 물론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는 '2030 중장기 전략'이 본격 실행되는 첫 해인만큼 향후 투자 확대 기반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격변의 시기를 맞은 HMM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매수자 입장에선 HMM의 인수 필요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컨테이너 운임 하락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HMM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30% 정도 줄어든 600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 부과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본격화되는 하반기에 실적 악화가 본격화도리 것으로 보고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선복량 증가 추세와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에 따라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이 예상된다"며 "HMM의 영업이익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크게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컨테이너 운임 하락에 따라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SK해운 인수 딜레마···외형 확대냐, 재매각이냐

HMM은 실적회복의 돌파구로 SK해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이달 안으로 인수를 매듭지을 예정이었지만 수장 교체 등 내부 사정으로 다소 미뤄진 상황이다.

HMM은 SK해운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관세전쟁으로 컨테이너사업 위축 가능성이 커지자 SK해운의 탱커선과 LPG선, 벌크선 사업부 인수로 출렁이는 사업 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SK인수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선 경영권 매각을 우선 순위로 두면서 SK해운 인수작업을 중단한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이에 대해 HMM은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HMM 민영화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하는 최원혁 신임 대표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수장으로서 외형 확대와 재매각 사이에서 균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재차 HMM 재매각의 불씨를 당기면서 새 수장인 최원혁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향후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데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