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두근두근…심장이 하루 10만 번 뛰며 하는 일은

2025-11-02

3D로 심장 속 보고 병 앓은 심장 살피고

건강한 심장 지키는 법 알아봤죠

왼쪽 가슴 위에 손을 대고 가만히 있으면 ‘두근두근’ ‘쿵쾅쿵쾅’ 하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소리의 주인공은 양쪽 폐 가운데서 약간 왼쪽에 위치한 심장인데요. 심장은 평생 잠시도 쉬지 않고 1분에 60~70회 이상 뛰는 장기로 만일 심장이 4분만 멈춰도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해진다고 해요. 심장의 크기는 고작 사람 주먹만 할 정도로 작아요. 그런데도 심장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이지만, 모든 동물이 심장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경우 붉은 피를 뿜어내는 심장을 갖고 있으나 단세포 동물은 심장이 필요하지 않고 심지어 문어는 심장이 3개라고 해요. 이처럼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하는 심장의 세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심장은 생명과 직결된 순환계 핵심기관으로, 단순히 우리 몸의 근육 기관으로서 인지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의미하는 뜻으로 쓰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는 심장을 표현할 때 빨간 하트를 그립니다. 심장을 하트로 표현하는 것은 이탈리아 과학자이자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심장 내부를 상세하게 묘사한 해부도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어요. 또 고대 그리스의 실피움 씨앗 모양이나 성배 모양에서 시작됐다는 설도 있죠. 고대 이집트인들은 심장이 모든 것과 연결된 중심이라며 경외심을 가졌습니다. 심장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 아래 미라를 제작할 때도 심장을 따로 보존했어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겸 생물학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장이 동물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이며 지능과 감정, 영혼의 자리라고 여겼죠. 이렇듯 오래전 인류가 인체의 신비를 탐구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심장은 가장 중요한 장기로 인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중요한 장기이지만, 불과 1960~7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는 심장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았어요. 심장 전문의들의 연구와 노력으로 이제는 고칠 수 있는 병이 됐는데요. 이런 다양한 연구 결과를 한데 모은 곳이 심장박물관이에요. 심장을 더 자세히 관찰하고 이해하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인천 계양구에 있는 심장박물관에 방문해 서정욱 관장을 만났습니다.

심장박물관에 가다

지난 2019년 문 연 심장박물관은 접근하기 어려운 심장이라는 기관에 대해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해놓은 공간으로 '심장과 심장병을 알아보다' '심장을 진단하고 치료하다' '심장의 미래를 보다' '심장을 체험하다' 총 4개 섹션으로 이뤄졌습니다. "심장박물관은 왜 만들게 됐나요?" 지민 학생기자 질문에 서정욱 관장은 “의료 기술 발전과 그 궤가 맞닿아있어요. 지금은 우리나라가 의료 강국이지만, 1970~80년대만 해도 수술받지 못하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이 많았어요. 당시 실력 있는 의사가 적은 데다 의료시스템도 잘 갖춰지지 않았고 또 수술비용도 많이 들었죠. 1980~90년대 들어 이런 어린이들의 목숨을 살려야겠다는 취지로 심장병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쳤고 그 결과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어요. 모금된 돈으로 의료기술 발전을 도모하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을 수술할 수 있었고요”라고 말했죠. 당시 초기 수술의 어려움 속에서 사망한 어린이들의 심장 500여 개를 확보한 의료진들은 이를 부검·연구했다고 해요. 그리고 그 심장을 서울대학교병원·세브란스병원 등에서 30년간 보관하며 의학연구 및 교육 자료로 썼고, 이후 심장박물관에 전시하게 된 겁니다.

"심장은 무슨 역할을 하죠?" 서 관장 질문에 소중 학생기자단은 "우리 몸에 피를 보내줘요" "살아있을 수 있게 해줘요" "멈추면 큰일 나요" 등 저마다 심장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말했습니다. "모두 잘 알고 있네요. 한순간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심장은 온몸의 기관으로 혈액을 내보내 우리 몸의 혈액을 순환시키고 힘을 주는 펌프 역할을 해요." 이어 "심장은 1분당 몇 번 뛸까요?"라고 다시 묻자, 리현 학생모델이 "분당 60~70번이라고 책에서 봤어요"라고 대답했어요. "맞아요. 심장은 분당 평균 70회 박동해요. 1분당 70번을 잡고 계산해보면 하루 10만 번가량 뛰는 셈이죠. 그럼 1년이면 3500만 번, 일생 약 25억 번 정도 박동할 것이고요. 그럼 심장이 한 번 수축할 때마다 혈액은 얼마나 뿜어져 나오는지 아는 친구 있어요?"

현우 학생기자가 "500mL요"라고 답했어요. "여러분 주먹을 쥐어보세요. 우리 심장은 각자의 주먹만 한데, 거기서 한 번에 500mL가 나오면 양이 너무 많겠죠. 성인 기준으로 심장 수축 1회 시 약 70~80mL 정도 뿜어 나와요. 아까 분당 70회 정도 심장이 움직인다고 했으니 1분 동안 약 4~5L 혈액이 몸속에서 순환하는 거죠." 이처럼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심장은 크게 4개의 방(2심방2심실)과 심장벽(심외막·심근·심내막) 그리고 심장의 역류를 막는 판막,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혈액을 순환시키는 전기신호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합니다.

커다란 심장 모형을 가리킨 서 관장은 "2심방2심실로 구성된 심장은 두 개의 펌프가 합쳐진 것으로,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며 산소와 영양분을 함께 전달해요. 첫 번째 펌프는 우심방과 우심실로 온몸에서 온 혈액은 상하 대정맥에 의해 우심방으로 돌아가고, 심실과의 경계인 방실판을 통해서 우심실로 들어가고요. 여기에서 밀려 나온 혈액은 폐동맥을 통해 폐로 보내지고, 우심실과 폐동맥의 경계에는 폐동맥판이 있어요"라고 설명했죠.

두 번째 펌프는 좌심방과 좌심실로 이뤄져 있는데, 폐에서 나온 혈액이 4개의 폐정맥에서 좌심방으로 돌아오면 심실과의 경계인 방실판을 통해서 좌심실로 들어가고 여기에서 나온 피는 대동맥으로 유출돼 온몸으로 퍼지죠. 좌심실과 대동맥과의 경계에는 대동맥판이 있죠. 왼쪽 펌프는 폐로부터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받아 뇌·간·콩팥 등 전신에 전달하며 오른쪽 펌프는 온몸의 조직에서 산소가 부족해진 혈액을 받아 폐로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심장과 심장질환 궁금증을 풀다

"심장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맥이 있는데, 왕관 쓴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관상동맥이라고 불러요. 혹시 관상동맥 들어본 친구 있어요?" 리현 학생모델이 "관상동맥 질환이 성인병 중 많다는 얘길 들어봤어요"라고 답했죠. "맞아요. 관상동맥 질환은 심장과 깊은 연관이 있어 위험한 성인병으로 꼽히는 것입니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이며, 심장이 원활하게 뛰게 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하죠.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펌프질하는 기관, 관상동맥은 이 펌프 자체에 혈액을 공급해 심장 근육이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관이에요. 만약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협심증·심근경색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죠"라고 말했습니다.

서 관장 설명처럼 심장질환은 심장과 주요 혈관에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심장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심근경색, 심장혈관이 좁아져서 생기는 협심·관상동맥질환, 불규칙적으로 심장이 뛰는 부정맥 등이 있어요.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2023년 국내 사망 원인 2위에 선정됐죠.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64.8명으로, 2013년 50.2명에 비해 29.2% 높아졌고요.

"요즘 관상동맥 질환과 같은 심장질환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음식 때문이요" "운동을 안 해서요" "치킨을 많이 먹어서요" 등 소중 학생기자단이 여러 이유를 대답하자 서 관장은 "여러분 말처럼 서구화된 생활 습관, 즉 고지방·고염분 식단 때문으로 분석해요. 운동 부족 이유도 있고요. 그래서 과거에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환자가 많았다면 요즘은 성인 심장병이 더 많아지는 추세에요"라면서 관상동맥 시술 시 사용하는 스텐트와 카테터를 소개했습니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 근육이 필요로 하는 산소와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관상동맥 질환인데요. 그래서 좁아진 혈관에 이 카테터를 넣어 넓히는 거예요"라며 심장 내 초음파 카테터를 들어 보여줬죠. “카테터 끝에 초음파 측정 장치가 있어 심장 속에서 바라본 심장 초음파를 촬영할 수 있어요. 또 고주파 발생장치를 달아 비정상 박동을 일으키는 심장 부분을 절제하는 고주파 절제 치료 카테터도 있고요. 카테터는 얇은 관으로 막힌 부위까지 이동해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면, 스텐트는 확장된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시술은 흉터를 남기지 않는 최소 침습시술이 가능하고, 시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게 장점으로 꼽혀요. 전시된 카테터를 체험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인공심폐기가 놓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심장 수술을 하는 동안 심장은 멈추어야 하지만 뇌를 비롯한 중요 장기에는 혈액 공급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이 기계가 심장 수술 중 심장과 폐 기능을 일시적으로 대신해요”라며 인공심폐기를 가리켰어요. “심장 정지 상태에서도 뇌와 주요 장기에 산소가 공급된 혈액을 순환시켜 생명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기계에요. 인공심폐기는 심장을 대신하는 펌프와 폐 역할을 하는 산화기로 구성돼 있으며, 정맥혈에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 다시 동맥으로 혈액을 내보는 게 주요 기능이죠.” 이처럼 의학기술 발전은 심장 수술의 안전성을 크게 높여 사망률을 낮출 수 있었죠.

“그런데 심장이 아프거나 안 좋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못 느낄 수도 있잖아요.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리현 학생모델 질문에 서 관장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심전도검사를 제안했어요. “그래서 성인은 때때로 심장 관련 검사를 하는데, 이걸 심전도 검사라고 해요. 심장 박동의 리듬·속도·심장 근육의 손상 여부·부정맥 등 다양한 심장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시행하는데, 이를 통해 협심증·심근경색 등 심장혈관 질환, 심근병증·심장 비대 등 심장 질환을 진단하는 데 필수적인 검사로 활용돼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차례대로 손목과 발목에 심전도 기계를 차고 결과를 기다렸어요. 장난기가 발동한 현우 학생기자가 손발을 막 움직이자 그래프가 요동쳤죠. 이를 본 서 관장은 “드라마에서 그래프가 심하게 흔들리다가 사망에 이르는 장면이 종종 나오잖아요. 이런 상황을 심실세동이라고 해요. 심전도상에서 빠르고 거친 파동이 나타날 경우 심장 근육 수축 기능이 소실돼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지 못한 상태인 거죠”라고 설명했어요. 즉, 심실세동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의 주요 원인으로 즉각적인 치료 없이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응급상황인 셈이죠. 이때 빠르게 먼저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해야 합니다. 순서는 ▶의식 확인 및 도움 요청 ▶가슴 압박 30회 ▶인공호흡 2회의 과정을 119가 도착하거나 환자가 깨어날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있다면 전원을 켜고 음성 지시에 따라 패드를 부착하고 바로 사용하는 게 좋죠.

이어 서 관장은 소중 학생기자단을 이끌고 심장 판막 질환을 앓았던 진짜 심장이 전시된 섹션으로 향했습니다. "심장 판막 질환이란 심장 내 네 개의 판막 중 하나 이상이 제대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아 혈액의 원활한 흐름에 문제가 생기는 상태를 말해요. 이는 판막이 좁아져 혈액이 잘 통과하지 못하는 협착증과 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폐쇄부전증으로 나뉘고요. 여기 전시된 심장은 이런 병을 앓다 심장을 이식받아 현재는 건강하게 살아 계신 분들 거고요. 심장 연구를 위해 쓰였던 이 심장들을 관람객도 심장 판막 질환을 앓은 심장과 건강한 심장이 어떻게 다른지 차이점을 비교해보라고 전시한 거예요."

"심장을 이식받기 전까지는 어떻게 지내나요?" 지민 학생기자 질문에 서 관장은 "심장 이식 공여자를 기다리는 기간 동안 심실보조장치나 인공심장을 착용해야 하는데요. 현대의학이 발전해서 심근병증·심부전과 같은 심장질환을 앓는 이들이 보조장치를 착용하면, 심장 이식받기 전까지 무리 없이 생활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심실보조장치랑 인공심장은 같은 거예요?" 현우 학생기자가 물었죠.

"아니요, 좀 달라요. 심실보조장치는 심부전 환자의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기계 장치, 인공심장은 자기 심장을 완전히 제거하고 기계 심장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해요. 즉, 심실보조장치는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거고, 인공심장은 심장 기능을 대체하는 점이 주요 차이점이죠. 인공심장은 시술 후 심장 이식이 필요하고요."

이렇듯 잠시도 쉬지 않는 심장은 우리 생명을 지키는가 하면 순식간에 목숨을 가져가는 절대적인 기관으로 그 존재감이 엄청난데요. 음식을 골고루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한다면 건강한 심장을 지킬 수 있을 거예요.

동행취재=김리현(경기도 늘푸른초 5) 학생모델·원지민(경기도 동탄목동초 5)·이현우(인천 중산초 4) 학생기자

서정욱 관장 인터뷰

리현: 관장님은 어떤 계기로 심장을 전공하게 됐나요.

의사들은 여러 꿈이 있는데, 내가 학생 때는 선천성 심장병을 예방하는 의사가 돼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수술만 하면 자기가 수술받은 지도 모를 만큼 선천성 심장병은 정말 깨끗하게 완치되는 병이에요. 딱 한 번만 수술받으면 일생이 편해지는 셈이죠. 제가 학생이었을 때는 수술받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은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 안타까운 아이들 목숨을 살려야겠다는 꿈이 있었죠. 어린이 심장병을 전공한 의사가 됐는데, 지금은 의학 기술이 발전해서 어린이 심장병이 예방되는 시대가 됐어요. 그래서 제가 할 일이 없어졌네요(웃음).

현우: 심장 관련 수술은 다른 수술보다 더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뭔가요.

심장이 쉬지 않고 계속 움직여야 우리가 살 수 있잖아요. 심장을 수술하려면 우선 못 움직이게 멈추고 진행해야 하는데, 심장을 멈추면 뇌까지 피가 안 가게 되고 그럼 사람은 사망하게 되잖아요. 진행 그 자체가 어려워서 심장 수술이 까다롭다고 하는 거예요. 심장 수술을 할 땐 우선 인공심폐기를 이용해 심장 기능을 잠시 멈춘 상태에서 손상된 부분을 수술해요. 심장 내부에서 순환하는 피를 잠시 차단한 동안 손상된 심장을 치료하고 봉합하죠. 1960년대에는 심장 수술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도 많았는데, 이런 과정을 겪으며 의학이 발전했고 지금은 심장 수술을 하다 사망하는 그런 안타까운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아요.

지민: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이 자기는 모르지만 심장을 준 사람이 알던 사람을 보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가능한가요.

그런 장면을 보면 의사는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하지만, 우리가 직접 겪어본 일은 아니잖아요. 심장 이식 후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 두죠(웃음).

현우: 뇌는 죽고 심장이 살아있는 상태를 뇌사라고 들었는데, 뇌와 심장 중 어떤 기관이 더 중요한가요.

의사가 죽음을 판정할 때 뇌가 멈췄느냐 혹은 심장이 멈췄느냐로 판단하는데, 이때 뇌사는 뇌 기능이 회복 불가능하게 멈춘 상태를 말해요. 흔히 말하는 식물인간은 뇌 일부 기능이 남아 있는 상태로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뇌사와는 달라요. 하지만 뇌가 멈춰도 심장 등 다른 신체 기능은 일시적으로 살아있기 때문에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의 장기를 일부 다른 사람한테 이식할 수 있는 거고요. 심장은 수술할 때 잠깐 멈춰도 되지만, 뇌는 멈추는 순간 끝이에요. 심장이 살아 있다 한들, 뇌가 죽으면 숨은 쉬어도 의미가 없는 거죠. 그래서 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리현: 심장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요.

"9월 29일이 세계 심장의 날이에요. 해마다 이날엔 심혈관 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 독려를 위한 캠페인을 벌여요. 이때 강조하는 게 첫 번째 운동하자, 두 번째 건강한 식습관, 세 번째는 담배를 끊자 인데요. 여러분은 아직 10대이고 건강하잖아요. 골고루 잘 먹고 잘 뛰어노는 게 건강한 심장을 위한 관리예요.

지민: 어렸을 때 제 동생 심장에 아주 작은 구멍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쾌했어요. 제 동생처럼 심장 구멍이 메워지지 않으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이런 아이들이 많은지 궁금해요.

선천성 심장병은 태생기중 심장의 형성 과정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발생 비율은 생존 출생아 1000명당 8명 정도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중 가장 흔한 게 심장에 구멍이 있는 증상으로 구멍에서 피가 새는 거예요. 점점 크면서 심장이 저절로 막히는 아이도 있는데요. 저절로 막히지 않을 경우 수술해야 하는데, 요즘은 의학이 발전해서 어렵지 않게 수술할 수 있고, 이 수술만 하면 평생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리현: 몸에서 과다 출혈할 경우 심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과다 출혈 시 심장은 혈액량 감소로 인한 저혈압에 대응하기 위해 혈액 순환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면, 심장은 더 강하고 빠르게 뛰면서 산소와 영양분을 최대한 많은 곳으로 보내려고 시도하죠. 혈액량 감소로 인해 체내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서 호흡 곤란, 현기증,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현우: 심장에 좋은 음식이나 식습관도 알려주세요.

기름진 음식이 혈관에 좋지 않다고 알려졌지만, 이건 30대 이후부터 해당하는 얘기로 나이에 따라 심장에 좋은 음식이 달라져요. 20대부터는 지방분을 줄이고 채소·단백질 순서로 많이 먹는 게 좋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 심장질환도 예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소중 학생기자단 여러분 또래 어린이·청소년은 성장기이기 때문에 육류는 줄이고 채소만 많이 먹는 이런 식습관은 지양해야 해요. 고기든 기름진 음식이든 채소든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어야 영양분이 잘 흡수되고 그래야 성장하거든요.

지민: 마지막으로 심장 전문의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지금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을 꾸준히 열심히 하고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면 심장 전문의든 어떤 꿈이든 모두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정욱 관장 약력

1974~1980 서울대학교 의학과

1981~1987 서울대학교 대학원 병리학 박사

1987~2021 서울대학교병원 병리과 교수

2003~2022 대한심장학회 심장병리연구회 회장

2016~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이사장

2021~세종병원그룹 임상연구소장

2021~ 심장박물관 관장

다양한 심장 이야기

흰긴수염고래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답게 그 심장도 어마어마해요. 무게만 약 180kg, 성인 네 명이 들어갈 만큼 크며 한 번의 박동으로 80ℓ의 피를 온몸에 보내요. 심박수는 깊은 바다로 잠수 시 분당 2회 정도로 느려졌다가, 수면 가까이 올라오면 최대 분당 37회까지 빨라지는 등 활동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송장개구리

송장개구리는 겨울이 오면 몸속 60~70%의 수분이 얼고, 심장은 완전히 멈춘다고 해요. 하지만 봄이 오면 체내 포도당이 부동액처럼 작용해 얼음이 녹으면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고요. 겨우내 동면을 위해 얼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신기한 생명체이죠.

문어

문어는 산소를 효율적으로 운반하기 위해 심장이 3개입니다. 두 개의 아가미 심장은 아가미를 거쳐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하나의 체심장은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을 몸 전체로 보내는 역할을 하죠. 물속에서 산소 공급이 제한적인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적응한 것으로 보여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과학인데요. 그중에서도 우리 신체에 관한 내용을 가장 흥미롭게 생각해요. 그래서 평소 책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보다가 심장에 관한 궁금한 질문이 있었는데, 이번 취재 때 심장을 전공하신 서정욱 의사 선생님께 여쭤볼 수 있어서 참 뜻깊었습니다. 교수님은 저희가 알기 쉽게, 재미있게 설명해주셨어요. 심장박물관이라고 하면 지루한 설명만 빼곡할 줄 알았는데, 심전도 체험, 심장으로 들어가는 VR 체험, 수술할 때 사용하는 카테터나 인공심폐기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어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체험을 통해 심장이 우리한테 얼마나 중요한 장기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고요. 소중 독자분들도 심장박물관에 방문해서 재미있는 체험도 하고 심장 관리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리현(경기도 늘푸른초 5) 학생모델

동생이 어렸을 때 심장에 작은 구멍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행히 완쾌됐어요. 동생 영향 때문인지 평소 심장질환에 관심이 많고 궁금했어요. 근데 심장질환과 관련된 어린이가 볼만한 책이 거의 없었고, 용어도 어려웠죠. 그러다 때마침 심장 취재를 하게 됐죠. 심장박물관에서 서정욱 교수님을 만나 설명을 들으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심장 기능과 심장질환이 왜 위험한지 등을 쉽게 설명해주신 덕분에 심장에 관한 지식이 조금 늘어난 것 같아 뿌듯해요. 심장이 더 흥미로워졌고 앞으로도 심장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소중 친구들도 심장이 궁금하다면 심장박물관에 방문해보세요.

원지민(경기도 동탄목동초 5) 학생기자

인천에 있는 심장박물관은 우리 몸의 중요한 기관인 심장에 대해 재미있고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죠. 심장박물관의 서정욱 관장님을 인터뷰하고, 여러 의료 기기도 체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궁금했던 뇌사 상태에 관해 물었고, 서 교수님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인터뷰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체험 활동에 나섰죠. 여러 체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VR 기기를 통해 심장의 내부를 3D로 관찰하는 체험이었어요.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죠. 그리고 실제 사람의 심장을 직접 만져보는 체험도 했는데, 처음엔 조금 무서웠지만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이번 취재를 통해 심장박물관은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생각해요. 많은 소중 친구들이 방문하길 추천해요.

이현우(인천 중산초 4) 학생기자

글=이보라 기자 lee.bora3@joins.com,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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