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남성'를 자칭한 인물이 일본 여성에게 접근해 수천만 원대 암호화폐 사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일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본 지역 방송사 TV에히메는 9일(현지시간)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에 사는 40대 여성 회사원 A씨가 한국인 남성을 자처한 인물에게 총 595만엔(한화 약 5500만원)을 빼앗겼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 금융사기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올해 6월 SNS를 통해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과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남성은 "수익률이 높은 암호화폐 투자법이 있다"며 투자 앱 가입을 권유했고 A씨는 해당 앱을 설치해 그가 제시한 지갑 주소로 10만엔(한화 약 93만원)을 송금했다.
앱 화면에는 이 투자로 상당한 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표시됐고 수익금이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듯 보였다. 이로 인해 A씨는 남성의 말을 완전히 신뢰하게 됐다.
이후 6월 말부터 8월 말 사이, A씨는 추가로 200만엔(한화 약 1850만원)가량의 가상자산을 같은 주소로 전송했다. 그러나 출금을 시도하자 "수수료가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나타났고 남성의 안내에 따라 9월 초까지 총 385만엔(한화 약 36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송금했다.
하지만 금액이 비정상적으로 커지자 A씨는 가족에게 상담했고 가족들은 "명백한 사기"라고 경고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A씨는 경찰에 피해를 신고했다.
경찰은 범인이 가짜 투자 앱을 만들어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꾸며 피해자를 속이고 거액의 송금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SNS에서 알게 된 사람의 투자 제안을 절대 믿지 말라"며 최근 외국인 행세를 하는 온라인 투자 사기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