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낮에는 한국 시장에서 카카오페이(377300)를, 밤에는 미국 시장에서 서클인터넷을 수천억 원씩 사들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규제 문제가 남아 있고 코인런(인출 사태) 등 금융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장에서는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카카오페이를 1841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급등했다. 5월 31일 종가는 3만 7850원이었는데 이날 전 거래일과 같은 7만 67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주가는 불과 한 달 만에 102.64% 치솟았다.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로 주목받던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17일 원화를 뜻하는 ‘KRW’에 카카오페이를 상징하는 ‘K’ ‘P’ 등의 문자를 조합한 형태의 상표권 18건을 특허청에 출원하면서 급등세를 탔다. 투자 열기가 과열되면서 지난달 24일과 26일에 매매가 정지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주를 적극 매수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클인터넷그룹을 6억 397만 달러(약 817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서클은 이 기간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지난달 5일 상장했음에도 2위(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대비 매수 규모가 3000억 원가량 많다. 올해 가상자산 관련 종목이 순매수 1위에 오른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개인들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종목이 급락하는 구간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타기(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 단가를 낮추는 투자 방법)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26일 거래 정지 이후 2거래일간 주가가 9만 3800원에서 7만 6700원으로 18.23% 빠졌는데 이 기간 개인들은 212억 원어치를 재차 사들였다. 서클의 주가가 222.65달러에서 180.43달러까지 18.96% 하락한 24~27일(현지 시간)에도 서학개미는 3억 6401만 달러(4925억 원)어치를 담았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1코인’으로 가치가 고정돼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1000원=1코인’과 같은 구조다.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와 가격을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송금, 결제, 자산 보관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채가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국채 시장에 대한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스테이블 관련 종목은 미국 상원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 법안인 ‘지니어스법’을 통과시키면서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위한 명확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이 발의됐고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 시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