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기살리기' 트럼프, 백악관에 테슬라 들여와 "아름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 차를 구매한 뒤 백악관 경내에서 탑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운행을 하진 않았지만 트럼프는 직접 운전석에 앉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조수석에 들어가 '투샷'을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안에 빨간색 차량을 들여왔다. 테슬라의 대표 모델 S로 트럼프는 운전석에 들어가면서 "와우, 아름답다"를 외쳤다. 이후에도 "(운전석 앞) 패널이 다르다. 모든 것이 컴퓨터다"라며 감탄했다. 머스크는 조수석에서 차량 작동법 등을 설명하며 미소를 보였다.

트럼프는 이날 취재진에게 "약 8만 달러(약 1억1600만원)인 차량을 수표로 구매했다"며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사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운전대를 잡진 않았다. 트럼프는 백악관 관계자에게 "시동을 걸어볼까. 내가 운전하지 않길 원하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은 경호·안전상 이유로 운전이 제한된다.

이날 백악관에는 사이버트럭 등 다른 테슬라 차량 5대도 전시됐다고 한다. 트럼프는 '머스크 살리기'를 위한 이벤트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 구매가 판매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리는 테슬라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내가 (테슬라S를) 구매한 이유는 첫째 제품이 정말 훌륭하고 둘째로 머스크가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사람들이 그를 매우 부당하게 대했는데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세상에 이런 사람이 없다. 그가 벌(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 그 반대여야 한다. 사람들은 열광해야 하고 (테슬라) 제품을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인 머스크는 수위 높은 정치적 발언과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활동하면서 위기에 몰리고 있다. 머스크의 비호감이 테슬라 테슬라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전날 테슬라 주가는 15.4% 폭락했다. 테슬라 차량과 판매 전시장에 방화와 총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의 공개 지지에 테슬라 주가는 3.79% 반등했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대통령의 노골적인 밀어주기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백악관이 차량 구매비 처리를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사익과 공익의 구분을 얼마나 흐릿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