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시장에서도 중국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AI 스타트업 모니카(Monica)가 선보인 자율 AI 에이전트 ‘마누스(Manus)’는 마치 비서처럼 사람의 주문을 알아듣고 직접 예약이나 구매를 행동에 옮긴다. 마누스가 공개되면서 세간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AI 에이전트의 탄생”이라는 호평이 나오는 동시에, “막상 까보니 실제 능력은 예상에 못 미친다”는 혹평도 나온다.
생성형 AI에서 발전한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의도에 맞춰 자율적으로 특정 목표를 수행하는 AI 시스템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이 물어본 질문에 답변만 하는 생성형 AI에 비하면 한 발 더 나아간 기술이다. AI 기술 기업 다수가 AI 에이전트에 뛰어든 상황에서, 마누스에 대한 관심도 따라서 커지고 있는 상황.
마누스는 어떤 서비스고, 어떤 면에서 긍정과 부정의 평가를 받고 있을까? 먼저, 마누스의 특징부터 알아보자. 8일(현지시각) 포브스는 마누스의 핵심을 두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첫 번째는 다중 에이전트 구조(Multi-agent Architecture)다. 마누스는 전문화된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임원이자 지휘자의 역할을 한다. 복잡한 작업이 주어지면 이 작업을 여러개로 분리한다. 그리고 작업을 적절한 에이전트에 할당하고 모니터링한다.
두 번째는 클라우드 기반 비동기 작업(Cloud-based Asynchronous Operation)이다. 비동기 작업은 사용자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모든 작업을 독립적으로 처리한다. 줄을 서서 각 작업이 처리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중 하나가 실패하더라도 나머지 작업은 처리되도록 한다. 마누스는 백그라운드에서 작업을 수행한 뒤, 완료되면 사용자에게 알린다.

이런 기능 덕에 마누스를 두고 실리콘 밸리에서도 중국이 자율 AI 에이전트에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분석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9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마누스는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고 일부 문제를 보였고, 이를 지적하는 이야기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우선, 마누스가 온전히 독립적인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중국 매체들은 마누스를 ‘AI 혁신이며 국산 제품의 자랑’이라고 재빠르게 홍보했으나, 모니카는 마누스를 만들 때 앤트로픽의 클로드나 알리바바의 Qwen을 포함한 기존의 AI 모델을 활용한 플랫폼을 사용했다.
오류도 있다. 초대 코드를 받아 이용한 후기들을 살펴보면, 항공편 예약을 요청하거나 샌드위치를 주문하는 등 비교적 간단한 요청에서 오류 메시지가 나거나 실수를 하는 사례가 있었다. 제 2의 딥시크라는 주장은 과대 광고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마누스 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AI 에이전트는 또 다른 문제도 제기한다. 만약, AI 에이전트의 결정이 수천만 원의 손실을 초래한다면 책임을 누가 져야 할까? 윤리적인 문제를 비롯해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마누스는 AI가 인간의 감독을 필요로 한다는 가정을 깨뜨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포브스는 “중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우리는 지능이 더 이상 인간만의 자산이 아닌 세상에서 일하고, 창조하고, 경쟁하는 시대에서 살게 되었다”면서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